지수, 10시간 만에 100만 구독자 달성
"유튜브 영향력은 방송 매체와 비슷"
"차별화된 콘텐츠 제공이 가장 중요"
"플랫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이 핵심"

블랙핑크 지수의 유튜브 채널 '행복지수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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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김찬호 리포터 = 걸그룹 블랙핑크의 지수(김지수·28)는 지난 1월 3일 자신의 생일을 맞아 유튜브 채널 '행복지수 103%'을 개설했다. 지수의 유튜브 채널은 공개한 지 약 10시간 만에 100만 구독자를 달성해 국내에서 가장 짧은 시간 안에 골드 버튼을 받아 화제가 됐다.
이처럼 유명 가수나 배우 등 방송인이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경우가 많아졌다. 유명인들은 방송에서 쌓은 인지도와 두터운 팬층을 통해 빠른 속도로 채널의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수 있다.
유명인들이 적극적으로 유튜브에 진출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유튜브는 현재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국내 전체 인구의 약 90%가 이용할 정도로 가장 파급력이 큰 미디어 중 하나다.
일각에서는 유튜브의 영향력을 방송 매체와 같은 급으로 평가하기도 한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유튜브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로 홍보 그 이상의 바이럴(소문이나 여론을 타고 퍼져나가는 것) 가져올 수 있다"며 "유튜브의 영향력은 이미 방송 매체와 비슷한 정도로 강력하다"고 밝혔다.
이어 김 평론가는 "유튜브는 표현 부분에 있어 방송보다 자유로운 부분이 존재한다"며 "진솔함을 보여주고 싶어 하는 연예인과 그들의 진솔한 모습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를 잘 투영했다"고 전했다.
표현에 대한 완만한 유튜브의 규제 체계와 진솔함을 원하는 연예인과 시청자의 욕구를 잘 반영했기에 연예인들의 유튜브 진출이 활발해졌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하지만 유명 연예인의 유튜브 진출이 무조건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적은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거나, 낮은 조회수를 기록한 채널도 있다.
배우이자 영화감독으로 활동하고 있는 유지태(46)는 지난해 5월 그의 유튜브 채널 '유지태'를 개설했다.
유지태는 "일상과 기록이 존재하는 공간으로 사람들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채널을 개설했다"고 영상 속에서 밝혔다.
채널에는 그의 일상과 영화에 관한 이야기 등 여러 콘텐츠가 게재되고 있다.
유명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채널의 구독자는 좀처럼 늘어나지 않았고, 영상 조회수 역시 저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지난 3월24일 개그맨 김준호와 함께 찍은 영상 속에서 "(구독자가) 6000명 정도로 거의 한 8개월간 오르질 않았다."며 채널 성장에 대해 상담 받기도 했다.
유지태의 채널은 최근 김준호 외에도 윤성빈 전 스켈레톤 선수와 함께 콘텐츠를 찍으며 점차 높은 영상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걸그룹 러블리즈로 활동하고 있는 정예인(24)도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일상이나 노래, 뮤직비디오 비하인드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그의 유튜브 채널은 1만 7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채널의 규모는 인지도에 비해 비교적 작은 축에 속한다.
그는 지난해 4월 채널 공개 영상을 게재했고, 이후 영상이 20만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리는 듯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조회수가 떨어져 현재 평균 영상 조회수가 5000~1만회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룹 쥬얼리로 활동하던 하주연(36)은 지난 2021년 3월 그의 카페 아르바이트 브이로그 영상을 게재하며 유튜브 활동을 시작했다.
그의 채널 이름은 '하주연의 주연스럽게'이며 주 콘텐츠는 브이로그 영상이다.
하주연의 브이로그 콘텐츠 영상 조회수는 1000회를 웃도는 수준이다. 구독자 수는 2000여명이다.
그는 비교적 꾸준히 영상을 올리고 있지만, 영상의 조회수와 구독자 수는 쉽사리 올라갈 듯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
유명 연예인의 유튜브 채널이지만 성장이 정체된 곳의 공통점은 브이로그 등 차별성 없는 콘텐츠를 주로 올린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연예인의 유튜브 진출이 보장된 성공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유튜브 채널 성공을 위해서는 '자신이 올리고 싶은 콘텐츠'보다는 '시청자가 원하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식정보 및 이슈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는 호갱구조대는 지난해 7월 그의 채널에 '1년동안 85만명의 구독자를 만드는 비법'이라는 영상을 게재했다.
영상 속 그는 "본인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은 일단 미뤄두고, 시청자들이 원하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면서도 "남들이 다 하는 콘텐츠를 성급하게 시작하지 말라"고 그의 영상에서 말했다.
시청자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고 구독자들의 지속적인 시청을 위해 차별화된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그는 "제가 영상을 만들 때 항상 생각하는 점 세 가지가 있다. 정보의 퀄리티와 스피드(속도) 그리고 시·청각 자료다"며 "이것이 시청자들을 다시 찾아오게 만드는 내 채널만의 차별점이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알려드린 것들이 순전히 저에게 해당하는 것이지 절대 저대로 따라하라는 것은 아니다"며 "각자의 카테고리를 찾고 각자의 재능을 섞어 차별점을 부여하는 것이 해답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김환 서울사이버대 1인방송크리에이터전문학과 교수는 "매스미디어 플랫폼과 개인 플랫폼의 정서는 다르다"며 "유명 연예인이 유튜브에 진출하더라도 플랫폼의 차이를 잘 반영하지 못하면 성공하기 힘들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유튜브 플랫폼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을 유튜브 채널 흥행의 핵심으로 꼽았다.
그는 "자기 자신을 오롯이 보여주지 않는 매스미디어 플랫폼과 달리, 유튜브 플랫폼에서는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주는 진정성이 중요하다"며 "유튜브 플랫폼의 특성을 잘 이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매스미디어 관점에서는 구독자 수나 조회수가 중요하게 보이지만, 유튜브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소수의 구독자라도 충성도 높은 구독자를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이것이 유튜브 측에서도 권장하는 건강한 채널이다"고 설명했다.
또 ▲사람들이 관심을 두는 주제 ▲차별화된 콘텐츠 ▲콘텐츠의 지속가능성을 채널 성장의 핵심이라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주제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테면 의식주와 같은 생활 밀착형이 있다"며 "자기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오랜 기간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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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리포터([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