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통신선 나흘째 불통…통일부 "일방적 차단에 무게"(종합2보)

기사등록 2023/04/10 17:22:48

최종수정 2023/04/10 17:23:06

北 남북연락사무소·군통신선 무응답

군사합의 파기하며 대남압박 나설수도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끊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55일 만에 복원하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통신선을 통한 통화가 이뤄졌다. 4일 통일부는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 (사진=통일부 제공). 2021.10.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성 기자 =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끊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55일 만에 복원하면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및 군통신선을 통한 통화가 이뤄졌다. 4일 통일부는 "오늘 오전 9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사진은 4일 오전 서울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의 모습. (사진=통일부 제공). 2021.10.04.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북한이 10일에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답하지 않으면서 남북 간 상시채널 '불통'이 나흘째 이어졌다. 기술적 결함이 아닌 의도적인 차단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데 '강 대 강' 대치 국면을 고려하면 남북 간 통신 단절도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와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업무 개시 통화에 이어 오후 마감 통화도 북측의 무응답으로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 간에 유선으로 연결된 통신선은 통일부가 평일 오전 9시 개시통화, 오후 5시 마감통화를 진행하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채널과 국방부가 매일 오전 9시 개시통화, 오후 4시 마감통화를 하는 동·서해 군 통신선이 있다.

 앞서 북측은 지난 7일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은 바 있다. 연락사무소 채널은 주말에는 통화를 진행하지 않는데 주말에도 연락이 이뤄지는 군 통신선은 지난 8~9일 통화도 불발됐다.

2021년 10월 남북 간 통신선이 복원된 이후, 남북 연락사무소나 군 통신선이 하루 이상 불통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통일부는 일단 북한의 일방적인 통신선 차단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구병삼 대변인은 이날 이같이 진단하며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방안을 검토해 나갈 것이다. 공식적 입장 표명에 긴 시간이 걸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는 이보다는 좀 더 유보적인 입장이다. 전하규 대변인은 "북측의 선로 이상 등을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언급했다.

북한이 통화에 답하지 않은 이유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한미 연합훈련 등에 반발해 대남 적개심을 고취하는 현 정세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최근 연일 관영매체, 선전매체를 동원해 강화된 연합연습과 한미일 군사 협력을 맹비난하며 핵 위협을 노골화하는 비난 기사와 담화를 쏟아내고 있다.

북한은 과거에도 대북전단 살포나 한미 연합훈련을 빌미로 남북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끊었다가 자신들이 내킬 때 복원한 전례가 있다.

2020년 6월 9일 전단 살포를 비판하면서 일방적으로 차단했고, 일주일 후 개성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했다. 당시 단절됐던 남북 간 통신연락선은 남북 정상이 친서를 통해 직접 합의한 끝에 13개월 만에 복원됐다.

이후에도 북한은 같은 해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해 다시 정기 통화에 답하지 않다 두 달 만에 통신연락선을 재개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한미 연합군사훈련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 북한 인권보고서 공개 및 유엔인권이사회의 북한인권결의 채택, 개성공단 내 우리 측 시설의 무단사용 중단 요구 등에 대한 시위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북한은 앞서 지난 6일 개성공단 내 통근버스 운영 등 한국 측 자산을 무단 사용한 데 대해 정부가 즉각 중단을 촉구하는 통지문을 보내려 했을 때도 남북 연락채널 전화를 일방적으로 끊어버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최근 한미연합훈련에 따른 한반도의 긴장 고조 상황에서 우리 측의 대북인권압박과 개성공단 차량의 불법 운행문제 제기 등에 대한 반발로서 연락통신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평가했다.

또 이달 중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 가운데 강도 높은 도발을 앞두고 긴장을 고조시키기 위한 의도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향후 더 강도 높은 대적 행동을 하기 위한 예고성 행동"이며 "대남용 대적 행동을 구체화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홍 실장은 "과거 2020년과 2021년 문재인 정부 때는 대화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해 북한이 통신선 단절과 재개를 레버리지(지렛대)로 삼아 압박하는 카드로 활용한 측면이 있다"며 "지금은 그 때와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당분간 쉽게 통화를 재개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입장 표명 없이 바로 군사적 행동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다"고 부연했다.

이어 "미사일 발사 외에 9·19 군사합의 등 남북합의 사항을 파기하는 행위를 강행해 한반도 긴장이 더욱 고조될 수 있다"며 "우발적 충돌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군 관계자는 "추가 도발 징후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관련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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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통신선 나흘째 불통…통일부 "일방적 차단에 무게"(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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