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모듈·분리막 등은 美 현지 생산 必
양극재·동박 등은 생산지 선택 자유↑
[서울=뉴시스]김래현 기자 =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이 핵심광물에 해당하는 제품을 생산한다고 규정한 배터리 업체는 운신의 폭이 커졌다는 평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IRA 세부지침은 배터리 셀과 모듈, 음극판, 양극판, 분리막, 전해질 등을 배터리 부품으로 정의한다. 배터리 부품은 미국에서 제조·조립해야만 보조금 혜택을 받는다.
이와 달리 양극재, 음극재, 동박 등은 배터리 부품이 아닌 핵심광물로 분류한다. 핵심광물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에서 재료를 수입하더라도 FTA 체결국에서 가공하기만 하면 보조금 지급 대상이다.
유럽 생산 기지 확대하고…중국과 손잡기도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헝가리와 폴란드에 양극재 공장 설립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다. 헝가리에는 LG화학 배터리 분리막 법인이, 폴란드에는 LG화학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 공장이 있다.
신학철 부회장은 이를 통해 미국 IRA뿐만 아니라 유럽 핵심원자재법(CRMA) 대응 초석을 마련할 계획이다. CRMA는 2030년까지 제3국에서 생산한 원자재 비율을 65% 이하로 낮추는 내용이 핵심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현재 연간 6만 톤에 달하는 동박을 생산할 수 있다. 2027년까지 스페인 등의 해외 공장 신설로 연간 생산 규모를 23만 톤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에 롯데그룹도 지원에 나섰다. 지난 7일 KB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과 '미래 핵심사업 육성을 위한 공동 협약'을 체결하고 5년간 5조원을 조달한다. 이 재원은 이차전지 소재 등에 투자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생산하는 동박은 이차전지 핵심 소재다.
핵심광물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 업체와 협업하는 사례도 등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중국 야화와 함께 아프리카 모로코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한다. 모로코는 미국과 FTA를 체결했기 때문에 이곳에서 확보한 핵심광물 리튬은 보조금 지원 대상이다.
"미국 진출은 필수" 속도 내는 배터리 부품 기업
업계에서는 SKIET가 폴란드 법인을 북미 진출에 활용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 전기차 배터리 분리막 생산 공장을 가진 기업이 없는 만큼 북미에 공장 신설을 할 가능성이 높다. 김철중 사장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북미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단 북미 진출을 결정하더라도 공장 완공까지는 3~4년이 걸리기 때문에 폴란드 공장에서 당장 미국에 수출할 물량을 조달할 수 있다.
국내 배터리 3사는 이번 IRA 세부지침 발표 전부터 북미 진출에 속도를 내왔다. 최근 미국 애리조나주 단독 공장 설립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2026년까지 북미 지역에서 293기가와트시(GWh)에 달하는 생산 역량을 확보한다.
삼성SDI는 제너럴모터스(GM)의 배터리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SK온도 포드와 켄터키주·테네시주에 생산 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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