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초고령사회 대비 기초법"…국회 앞 2만명 집결

[서울=뉴시스] 백영미 기자 =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표결이 예정된 가운데 간호사·시민단체 등 2만여 명이 간호법 통과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간호법제정추진범국민운동본부(이하 간호법범국본)는 5일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열린 ‘간호법 국회 통과 촉구 수요한마당’에 전국 각지에서 모인 2만여 명(대한간호협회 추산)이 집결했다고 밝혔다.

문재욱 위례시민연대 국장은 자유발언을 통해 “정부도 노인인구 증가로 노인돌봄 예산을 늘리고 있지만, 지역사회에서 적절한 간호와 돌봄을 받을 수 있는 방문간호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숙련된 간호사가 부족하고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기에는 법과 제도가 뒷받침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간호법이 제정되면 간호사에게 국민 누구나 간호와 돌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민생법인 간호법 통과를 국회에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현장 간호사들은 대한민국에 간호법이 필요한 이유를 밝히며 국회를 향해 간호법 제정을 촉구했다.

인천의 최모 간호사는 “현장에서 간호사는 백의의 천사가 아닌 100가지 일해야 하는 ‘백(百)일의 전사(戰士)’가 돼야 한다”라며 “의사의 부당한 업무지시로 간호사가 의사 신분증과 비밀번호를 사용해 환자에게 줄 약을 대신 처방하고 있고, 병원의 인건비 절감을 위해 간호사가 조제하고, 채혈과 엑스레이 촬영을 하는 게 당연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간호사가 개선된 근무환경에서 국민과 환자의 생명을 지킬 수 있도록 간호법 국회 통과를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부산의 이형민 간호사는 “간호법은 간호사만의 이익을 위한 법이 아니라, 간호인력의 업무 범위를 명확하게 명시해 준다"면서 "간호법 제정을 통해 긍정적으로 변화할 보건의료계의 모습을 봐달라”고 말했다.

대구의 박경화 간호사는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2~4배 이상 많은 환자를 간호사 1명이 담당하고 있다"면서 다가오는 초고령사회와 미래 감염병 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간호사 확보에 중요한 기초가 되는 법이 바로 간호법이다. 숙련된 간호사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게 간호법을 통과시켜 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광주의 기현진 간호사는 “앞으로 대한민국은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간호돌봄을 필요로 하는 노인인구가 급속히 증가해 노인이 홀로 병치레를 해야 하는 가구도 늘게 된다"면서 "현행 의료법은 간호 돌봄 활성화를 위한 법적 근거가 되지 못하는 만큼 국회에서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부모돌봄법이자 가족행복법인 간호법 제정을 적극 도와달라”고 말했다.

전국 간호대학생 대표로 참석한 전수희 학생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간호사의 근무환경은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며 "아직도 간호사에게 화장실은 사치이고, 식사할 여유조차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 이상 사명감으로 버티라고 하지 말아 달라. 이제는 간호사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한다”며 “벼랑 끝까지 내몰려 살기 위해 퇴사하지 않고 숙련된 간호사로 국민 곁에 남을 수 있도록 간호법 제정을 부디 찬성해달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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