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예비 혐의 20대男 외 또 다른 배후 의혹
주범 통해 범행 관여 가능성…착수금 의혹도
지목된 당사자들 완강 부인 "돈 준 사실 없어"
[서울=뉴시스]이소현 박광온 기자 = 경찰이 '강남 납치·살해' 범행에 연루된 추가 공범 존재 여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또 다른 배후 인물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데, 지목된 당사자들은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어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전날 강도예비 혐의로 20대 남성 A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앞서 검거돼 구속된 이모(35)씨, 연모(30)씨, 황모(36)씨와는 다른 인물이다. 경찰은 연씨 등의 진술을 토대로 지난 2일 A씨를 공범으로 판단, 강도예비 혐의를 적용해 신병확보에 나섰다.
백남익 수서경찰서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A씨는 황씨로부터 가상화폐 등 금품을 빼앗은 후 살해하자는 제안을 받아 (피해자를) 미행하는 등 (범행에) 가담했다가 중단했다고 진술했다"며 "구체적인 범행 동기는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A씨 외에도 추가 공범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백 서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에 있다"고 말했다.
특히 피해자 및 이씨의 가상화폐(가상자산) 관련 사건에 연루됐던 것으로 알려진 B씨 등이 이씨에게 돈을 건넨 의혹이 있어 경찰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해자와 알고 지내던 이씨가 연씨와 황씨에게 범행 대상을 지목하고, 범행 도구를 지원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나아가 B씨 등이 이씨를 통해 범행에 관여했을 가능성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B씨와 이씨 간 범행 '착수금'이 오간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B씨 등은 이 같은 의혹을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 측 변호인은 이날 통화에서 "착수금을 준 사실이 없는데 뭐라고 답하겠나"라며 "(B씨 등은) 돈을 준 사실이 없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씨 역시 범행을 주도했다는 의혹을 일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경찰은 참고인 또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인 공범이 또 있는지 여부를 포함해 확인이 어렵다는 입장이다. 아직 범죄 혐의점이 명확히 포착되지 않은 상태로 풀이된다.
한편, 경찰은 오는 5일 이씨 등 3명에 대한 피의자 신상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고 이들의 이름과 얼굴을 공개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이씨 등은 지난달 29일 오후 11시46분께 서울 강남구 역삼동의 한 아파트 앞에서 귀가하던 40대 중반 피해자를 차량으로 납치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이들이 납치 7시간 만인 지난달 30일 오전 6시 전후 피해자를 이미 살해한 뒤 시신을 대전 대청댐 인근 야산에 암매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유창훈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3일 이씨 등 3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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