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계 "생산차질·인력난 심화…근로시간 유연화돼야"(종합)

기사등록 2023/04/04 12:14:07

"중소기업, 납기 맞추는 데 어려움 겪어"

동의 없는 연장근로·공짜야근 등 우려도

"실질임금 하락에 外근로자도 동의 안해"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0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04.0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중소기업계가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대해 "중소기업에 근로시간 유연화는 반드시 필요하다"며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는 반드시 유지되길 희망한다"고 촉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중기중앙회)를 비롯한 15개 중소기업 단체는 4일 여의도 중기중앙회에서 정부의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문을 내고 "주52시간제 시행 이후 중소기업은 불규칙하고 급박한 주문에 납기를 맞추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감을 포기하는 안타까운 일도 발생하고 있다"며 "일시적인 업무량 증가에 형사처벌의 걱정 없이 합법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해달라"고 밝혔다.

이날 입장 발표에는 ▲김기문 중기중앙회장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장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 등 중소기업단체협의회 소속 단체장들과 ▲송유경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장 ▲황인환 한국전기차인프라서비스사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중소기업계는 근로시간 개편안 논의 과정에서 불거지는 여러 문제들에 대해 "우려 불식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우선 동의 없이 연장근로가 이뤄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서는 "극히 예외적인 사례에 대한 걱정"이라고 일축했다. 중기업계는 "근로기준법에서 강제근로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고 개편안의 근로시간제를 도입하려면 노사합의와 개별근로자의 동의가 필수적"이라며 "중소기업 근로자의 약 20%가 1년 내에 이직하는 상황에서 동의 없는 연장근로는 현장에서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근로시간 개편으로 근로시간이 늘어날 것이라는 걱정에 대해서도 "기우에 불과하다"며 "개편안에 담긴 연장근로 단위기간별로 보면 1년간 주평균 최대 근로시간은 월 단위를 선택했을 때 52시간, 분기 50.8시간, 반기 49.6시간, 연 48.5시간으로 현행과 같거나 최대 30%까지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공짜야근에 대한 우려도 언급했다. 중소기업계는 "(공짜야근은) 임금체불 문제이며 이미 법으로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다"며 "지방노동관서에 진정·고소 등의 방법으로 얼마든지 권리구제신청을 할 수 있다. 중소기업계도 포괄임금 오남용 근절과 함께 근로시간 기록·관리를 정확히 해 근로시간에 상응하는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휴가를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된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만성적인 인력난으로 인한 빠듯한 인력운용 사정에 기인한다"며 "인력난 해소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근로자가 연차 휴가를 눈치 보고 않고 사용하는 조직문화 조성을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실제 중기중앙회가 지난해 10월 5~29인 제조업체 4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5~29인 제조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52시간 초과기업의 91.0%가 추가연장근로제를 사용 중이거나 사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 단체 대표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04.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과 이정한 한국여성경제인협회장 등 단체 대표자들이 4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근로시간 개편에 대한 중소기업계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4.04. [email protected]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소모적 논쟁보다는 근로시간 유연화가 절실히 필요한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를 논의해야 한다"며 "근로시간 개편이 노사자율 선택을 존중하고 근로자의 건강권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이뤄지길 기대하고 중소기업계도 국민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불합리하고 낡은 근로관행을 적극 계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또한 논의 과정에서 뿌리산업 현장의 5~60대 근로자, 생계형 투잡 근로자 등 고금리·고물가에 어려움을 겪는 제조업·중장년 근로자의 사정은 고려되지 않고 있다"며 "소모적 논쟁보다는 근로시간 유연화가 절실히 필요한 곳은 어디인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 참석한 협의회 소속 단체장들도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근로시간 개편안의 필요성에 대해 호소했다.

석용찬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장은 "뿌리산업과 전통제조업을 영위하고 있는 저희 협회 회원사들은 지난해 말 주8시간 추가연장 근로제가 일몰되면서 일감을 포기해야 되는 상황이라고 호소하고 있다"며 "특히 납기를 준수해야 하는 수출 물량이나 동절기, 하절기, 추석, 설날 등 특정 시기에 일감이 몰리는 경우 추가연장근로가 불가피한 업종은 심각한 생산 차질을 호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석 회장은 "외국인 근로자들도 근로시간 주52시간제 하에서 일주일 단위, 한 달 단위로 근로시간 총량이 근축됐을 때는 실질임금이 하락하기 때문에 동의하고 있지 않은 입장"이라며 "무엇보다 생산 현장의 실정이 반영되지 않는 왜곡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윤미옥 한국여성벤처협회 회장도 "현장 사례를 보면 제조업에 50명 정도 되는 규모의 플라스틱 사출 업체의 경우 8시간 근로가 딱 지나고 나서 일을 더 하면 정확하게 연장 근로 (임금을) 1.5배 준다(고 한다)"며 "제조업에 근무하시는 분들은 면접을 볼 때 연장근로가 있는지 없는지에 대한 것을 먼저 물어보고 연장근로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 오지 않는 경우도 많다. 중소기업들의 인력난이 더 가속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워킹맘들의 경우 유연근로제를 제대로 활용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명로 중기중앙회 정책본부장은 "직장맘들이 중소기업에서 모성보호제도나 근로시간 단축제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인력난 문제와도 연결된다"며 "주52시간 초과 근로해야 할 경우에는 정부에서 보육지원을 대폭 늘려주거나 대체 인력을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면 부담없이 직장맘들이 제도를 잘 활용할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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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계 "생산차질·인력난 심화…근로시간 유연화돼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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