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타트업 곳곳 '로톡 갈등' 지뢰밭…"사전허용제 필요"[인터뷰]

기사등록 2023/04/05 06:01:00

최종수정 2023/04/05 07:14:54

성상엽 벤처협회장 취임 한달 인터뷰

"규제 샌드박스 이상의 제도 필요해"

"글로벌 투자 위해 복수의결권 중요"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이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4.0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이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2023.04.05.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권안나 이수정 기자 = "해외 같은 경우에 혁신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나오면 규제를 풀어서 (시행)해보고 문제가 생기면 하나씩 해결해나갑니다. 새로운 사업 모델에 갈등 요소가 있다 하더라도 규제 이전에 허용해줄 수 있는 '사전 허용 제도'가 있으면 어떨까 싶습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성상엽 벤처기업협회 회장이 지난 3일 뉴시스와 만나 국내 벤처 기업들의 성공을 위해 규제 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혁신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출시하더라도 규제에 막혀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성 회장의 진단이다.

법률서비스 플랫폼 '로톡'과 대한변호사협회 간의 갈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법률·의료·세무 등의 분야에서 신사업과 기존 사업간의 갈등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성 회장은 "일반 사람들이 변호사 만나기는 쉽지 않다 보니 (로톡처럼) 온라인으로 상담한다든지 소개받는 것도 좋을 수 있다"며 "국민들이 편하게 할 수 있는 것, 공감대가 생길만한 것들은 사전에 해보고 문제가 있으면 해결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성 회장은 사전 허용 제도가 규제 샌드박스를 확장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기간이 한정된 현행 규제 샌드박스로는  한계가 있다는 생각에서다. 규제 샌드박스는 사업자가 신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일정 조건 하에서 시장에 우선 출시해 시험·검증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현행 규제의 전부나 일부를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글로벌 벤처 육성 위해 수출 컨트롤타워 필요"

국내 벤처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도 주안점으로 꼽혔다. 성 회장은 뛰어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국내 벤처·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 비율은 여전히 낮다고 봤다.

그는 "벤처 수출 관련 정부 한 가운데 컨트롤타워 같은 것을 하나 만들어서 (운영)하면 좋겠다"며 "지금은 (수출 지원이) 대기업 위주로 돼있는데 벤처나 중소기업에 집중할 수 있는 기구나 디지털 플랫폼이 있으면 좋겠다 생각하고 협회에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전체 벤처 기업 중 수출 기업의 비율은 여전히 낮은 편이다. 지난해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벤처기업 중 수출기업의 비율은 직·간접수출을 포함해 19.1%에 그쳤다. 그 중 해외지사 및 지점을 두고 있는 경우는 17.6%에 불과했다.

성 회장은 "기본적으로는 (해외진출에 대한) 정보도 없고 수출을 어떻게 할지도 모르는 데가 많다"며 "우리나라 스타트업들이나 벤처기업들의 기술력이나 실력들이 많이 (뒷받침)되고 있어서 해외를 데이원(시작단계)부터 많이 나가야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벤처기업의 해외 진출에 있어서 글로벌 펀드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소벤처기업부가 하는 펀드도 있고 벤처 캐피탈 펀드도 있고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벤처 캐피탈을 만드는 CVC라는 제도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아직 제약이 많다"며 "우리도 많이 열어야 한다. 투자 부분에서 해외 쪽 투자를 늘릴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이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4.05. kkssmm99@newsis.com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성상엽 벤처기업협회장이 서울 구로구 벤처기업협회에서 뉴시스와 인터뷰하기 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04.05. [email protected]

"대규모 자금 확보 위해 복수의결권 처리돼야"

벤처 기업들의 대규모 자금 확보를 위한 '복수의결권(차등의결권)' 처리도 중요한 문제로 언급됐다. 복수의결권은 지난달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계류됐다. 비상장 벤처·스타트업 창업주에게 1주당 최대 10개의 의결권을 가진 주식을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성 회장은 "차등의결권이 국회에서 잘 처리가 됐으면 좋겠다"며 "대기업 같은 회사들이 나오고 혁신적인 걸 하려고 하면 대규모의 국내외 자금들이 들어와야 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상당히 의미있는 제도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복수의결권과 관련해 모태펀드의 공공성 훼손 우려가 제기되는 부분에는 "오해가 있는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성 회장은 "모태펀드는 정부가 하나의 큰 펀드를 만들고 민간과 매칭을 해서 특정 영역을 투자하는 마중물 역할을 하는 것이라 그 역할이 중요한 거지, 어떤 기업이 모태펀드에서 (투자를) 받았기 때문에 공공성이 저해된다고 하는 것은 논리가 비약된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오히려 혁신적인 기업들이 나와서 경제에 이바지하고 수출도 넓히면 공공성에 더 좋은 거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현재의 의결권 구조보다는 복수의결권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끝으로 그는 임기 동안 꼭 이루고 싶은 목표로 규제 개혁과 복수의결권을 꼽았다.

성 회장은 "창업하는 회사들이 일을 하는데 있어서 전체적인 생태계가 지금보다 확장되고 잘 돌아갈 수 있게 저희 협회가 기여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며 "규제라든지 차등의결권 같은 핵심적인 법 제도 같은 것들은 나서서 해결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성 회장은 인텔리안테크놀로지스 대표로 지난 2월24일 제11대 벤처기업협회장으로 취임했다. 협회에서는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부회장을 지냈으며 2020년부터 수석부회장으로 활동했다. 향후 회원사와 협력해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업종을 대표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들을 지속적으로 영입한다는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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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스타트업 곳곳 '로톡 갈등' 지뢰밭…"사전허용제 필요"[인터뷰]

기사등록 2023/04/05 06:01:00 최초수정 2023/04/05 07: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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