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치 주력' DB하이텍 12인치 시장 진출 검토
'파운드리 호황' 지나자 신사업 전환 '미래 준비'
치열한 시장 경쟁과 대규모 설비투자 등 숙제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DB하이텍이 12인치 웨이퍼(300㎜)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해 눈길을 끝다. DB하이텍은 그동안 12인치 투자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이번에 입장을 선회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은 최근 경기도 부천시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수종 사업 발전 목표를 위해 12인치 확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DB하이텍은 그동안 투자비 부담이 적은 구형 공정 8인치(200㎜)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웨이퍼는 원형 판으로, 반도체 핵심 원재료다. 일반적으로 웨이퍼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은 양의 칩을 제조할 수 있다. 칩 하나당 생산 원가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이미 20년 전부터 12인치 공정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줄을 이었고, 이 때문에 8인치 공정과 장비는 사실상 퇴물 취급을 받아왔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생긴 공급망 위기와 반도체 수급난은 반도체 시장의 상식을 뒤바꿨다. 기업이 12인치 공정으로 넘어간 가운데, 첨단 기술이 필요 없는 구형 공정의 반도체가 수급난에 처하자 8인치 공정이 더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이에 DB하이텍은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거뒀다. 한때 적자 위기로 매각설까지 나돌던 기업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DB하이텍이 이번 12인치 전환을 검토하는 것도 신사업 전환을 통한 미래 준비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DB하이텍이 최근 파운드리와 설계(팹리스) 사업을 분할하기로 한 것도 '순수 파운드리'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최근 수 년간 8인치 파운드리 단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격차가 축소되자, 고객들이 12인치 공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또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기술이 확대되면서 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의 제품도 8인치 공정을 고집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진출은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12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삼성전자와 TSMC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매년 막대한 설비투자가 불가피하다.
DB하이텍는 현재 전기차 보급 확대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개발 중인데, 12인치 파운드리 전환과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투자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은 최근 경기도 부천시 본사에서 열린 제70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신수종 사업 발전 목표를 위해 12인치 확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DB하이텍은 그동안 투자비 부담이 적은 구형 공정 8인치(200㎜) 분야에만 집중한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웨이퍼는 원형 판으로, 반도체 핵심 원재료다. 일반적으로 웨이퍼 크기가 클수록 더 많은 양의 칩을 제조할 수 있다. 칩 하나당 생산 원가가 절감되는 효과가 있다. 이미 20년 전부터 12인치 공정으로 전환하는 기업들이 줄을 이었고, 이 때문에 8인치 공정과 장비는 사실상 퇴물 취급을 받아왔다.
다만 코로나19 상황에서 생긴 공급망 위기와 반도체 수급난은 반도체 시장의 상식을 뒤바꿨다. 기업이 12인치 공정으로 넘어간 가운데, 첨단 기술이 필요 없는 구형 공정의 반도체가 수급난에 처하자 8인치 공정이 더 귀한 대접을 받은 것이다.
이에 DB하이텍은 지난 2021년과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 실적을 달성하며 성장세를 거뒀다. 한때 적자 위기로 매각설까지 나돌던 기업이 그룹의 신성장동력으로 거듭났다.
업계에서는 DB하이텍이 이번 12인치 전환을 검토하는 것도 신사업 전환을 통한 미래 준비의 일환으로 해석하고 있다. DB하이텍이 최근 파운드리와 설계(팹리스) 사업을 분할하기로 한 것도 '순수 파운드리'로 사업 구조를 전환해 성장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최근 수 년간 8인치 파운드리 단가 상승으로 인해 가격 격차가 축소되자, 고객들이 12인치 공정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점도 거론된다. 또 OLED(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 등 차세대 기술이 확대되면서 DDI(디스플레이구동칩) 등의 제품도 8인치 공정을 고집하기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시장 진출은 녹록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12인치 파운드리 시장은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삼성전자와 TSMC 등 대만 파운드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이 압도적으로 높고 경쟁이 치열하다. 글로벌 기업들 사이에서 수주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매년 막대한 설비투자가 불가피하다.
DB하이텍는 현재 전기차 보급 확대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실리콘카바이드(SiC), 갈륨나이트라이드(GaN) 등 차세대 전력반도체를 개발 중인데, 12인치 파운드리 전환과 동시에 추진하기에는 투자 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