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측 지령 받고 활동한 혐의
반미·정권퇴진 투쟁 등 활동지침
구속 연장했으나 소환조사 불발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검찰이 이른바 '창원간첩단 사건' 혐의로 구속된 피의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15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국가보안법 위반 및 범죄단체활동 혐의로 '자주통일 민중전위(자통민중전위)' 관계자 4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 4명은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반정부 단체 자통민중전위 활동가로, 지난 2016년부터 북한 대남공작사업 총괄 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아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반미·정권퇴진 투쟁을 선동하면서 이를 위해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시민단체 연대, 촛불집회 등을 활용하라는 지령을 하달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보궐선거나 대선 등 국내 정치 일정에 맞춘 구체적 투쟁지침과 한·미 정상회담 내용을 비난하면서 반미투쟁을 전개하라는 지령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은 "국내 정세를 면밀히 분석하고, 선거일정·대통령 지지율까지 반영해 활동방침을 구체적으로 하달했다"며 "특정 진보정당의 문제점 개선, 대표적인물·공약 발굴 등 선거전략 방향까지 상세하게 지시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자통민중전위에 대해 "김일성·김정일 주의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삼고 김정은의 영도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 완수를 목표로 비밀리에 활동하는 범죄집단"이라며 "변화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는 북한의 대남 공작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과 국정원은 지난 1월 자통민중전위 관계자 4명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로 체포했고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체포적부심 및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검찰은 지난달 17일 사건을 송치 받은 뒤 구속기간을 2회 연장해 수사를 벌여왔다.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은 일반 형사사건과 달리 구속기간을 2회 연장할 수 있다. 이에 검찰 단계에서 최대 30일까지 수사가 가능하다.
검찰은 피의자 측 조사는 한 번도 진행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이 9회 소환을 요구하고 구치소 출석도 3회 요청했으나 피의자 측이 모두 출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의자 측 변호인단은 이번 사건이 '국면 전환용 공안 조작사건'이라고 주장해왔다. 국정원이 올해 말로 예정된 대공수사권 폐지를 막기 위해 조작한 사건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은 피의자 조사 없이도 충분한 증거가 확보됐다고 판단해 이날 기소 결정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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