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은행 8.54% 급락
[서울=뉴시스] 강수윤 기자 =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진에 국내 은행주들이 직격탄을 맞으며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보다 3.86% 하락한 4만1050원에 장을 마감했다. KB금융은 전일 보다 3.78% 내린 4만8400원에 마감했다. 우리금융지주와 신한지주도 전 거래일 보다 3.42%, 2.64% 하락한 각각 1만1010원, 3만5100원에 장을 마쳤다.
이밖에 제주은행(-8.54%) DGB금융지주(-4.91%), BNK금융지주(-4.02%) 등도 모두 하락했다.
은행주 약세는 간밤 뉴욕증시에서 금융주가 급락한 영향이다. 지역은행 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은 위기설이 나오면서 61.83%나 폭락하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주가도 47% 폭락했다. 웰스 파고는 약 7%, 씨티그룹은 약 7.4% 하락하는 등 대형 은행들도 영향을 받았다.
은행주 하락에 금융펀드 수익률도 부진한 모습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금융펀드 수익률도 최근 한 달간 -6.58%의 평균 수익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평균 수익률(-1.58%)를 밑돌았다.
올 초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의 주주행동 개시 이후 은행주는 급등했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소각 등 주주친화정책을 강화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정부가 은행의 공공재적 성격을 강조하며 연일 '은행 때리기'에 나서면서 주가는 하락 전환했다. 연초 은행주를 담던 외국인들도 매도세도 전환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초 이후 전날까지 KB금융과 신한지주를 각각 2614억원, 1124억원 순매도했다.
미국 정부가 실리콘밸리은행의 모든 예금자들을 지원하는 계획과 함께 다른 특별 조치들이 전해졌지만 은행 주가를 끌어올리는 데 실패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 확대 가능성에 대비해 금융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비상거시경제금융회의를 열고 "현 단계에서 직접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도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아직 통제하지 못한 상황에서 금융시스템 불안 요인까지 겹치면서 향후 시장 변동성이 확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다.
증권가에선 SVB 사태가 국내 은행주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은행들은 국내 은행들의 사업모델과 다르기 때문에 국내 은행의 유동성 위기로 번질 우려는 제한적"이라면서도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다면 국내 은행주들도 영향을 받을 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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