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족한 유동성·원금 손실 가능성 등 단점
말로만 조각투자...실제로는 부동산 펀드와 같은 구조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올해 금융시장 최대 키워드인 토큰 증권(STO)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부동산군이 STO 대중화에 가장 빠르게 도달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거래를 해 본 이들은 여전히 부족한 유동성 등을 숙제로 꼽는다.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 모두 블록체인 기반 '토큰 증권'이라는 혁신을 내세우며 시장에 진출했지만, 기존 부동산 펀드와 다를 것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대표적인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으로는 카사와 소유, 펀블 등이 거론된다. 이들은 금융위원회로부터 혁신금융서비스 인가를 받아 각 금융업체와 신탁 체결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신탁회사가 부동산을 소유하고 '디지털자산유동화증권'인 '댑스(DABS·Digital Asset Backed Security)'를 개인 투자자에게 발행한 후 여기서 발생하는 수익을 배분하는 개념이다.
3사 모두 처분신탁 구조로 유동화를 진행 중이다. 다시 말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 신탁회사로 우선 신탁등기된 상태인 것이다. 금융위 혁신금융서비스 규제 특례를 받는 4곳 중 3곳 모두가 택한 방식이라는 점에서 현재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의 주요 특징으로도 볼 수 있다.
여기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의 한계가 나온다. 기존 부동산 펀드와 같은 구조로 운영하다보니 토큰 증권을 적용해야 하는 당위성이 발휘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리츠 대비 부족한 배당수익률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이는 차입이 불가하다는 제약이 반영된 결과다. 자산 취득가의 100%를 공모를 통한 지분(Equity)으로 조달해야 하므로 레버리지 효과가 없다. 다른 간접투자상품 대비 배당수익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로 그간 플랫폼들이 내놓은 공모상품의 배당수익률은 3%대로, 상장리츠 평균 배당수익률 6%대의 절반 수준을 기록했다.
상장 리츠 대비 부족한 유동성과 원금 손실 가능성 등도 지적된다. 실제로 투자 자산의 시가총액은 50억~100억 수준으로 크지 않으며, 유동성 관리자가 없다 보니 원하는 가격과 시기에 맞춰 매매하지 못하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난다. 또한 해당 부동산에 공실이 발생할 경우 배당을 받을 수 없거나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경우 원금 손실이 발생할 위험도 감수해야 한다.
부동산 조각투자를 1년간 진행한 투자자 A씨는 "20~30대들이 몇십만원씩 소액으로 투자하기에 가성비 좋은 투자"라며 "소액 투자로서 2~3%대 배당이 아쉽지 않다면 나쁘지 않은 투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아직 플랫폼 활성화가 되지 않아 팔기 쉽지 않다는 게 가장 아쉬운 점"이라며 "사용자가 많지 않아 중간에 팔고 싶어도 못 파는 경우가 많다"고 꼬집었다.
부동산 조각투자의 현행 구조는 기존의 부동산 펀드와 거의 같다. 특정 매물을 올려놓고 투자자를 모집한 후 소유권을 부동산 신탁사에 이전해 빌딩에서 나오는 배당금과 매각 수익을 투자 비율대로 나누는 방식이다. 여기서 투자 금액이 일반 펀드보다 낮아졌다는 거 외에는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그리고 일반 부동산 거래보다 매각이 더뎌 유동성 측면에서도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또한 어떤 점이 증권형 토근 형태를 갖추도 있는지도 궁금증으로 남고 있다.
카사를 인수 추진 중인 대신증권 관계자는 "부동산 조각 투자에 블록체인 시스템을 곧 도입할 예정"이라며 "소액 투자자도 자신이 빌딩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만큼 시스템을 통해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투명한 시스템을 통해 중간 마진을 없애고 투자자의 저변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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