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움직인 이복현 광폭 행보…총선 출마설도

기사등록 2023/03/11 06:00:00

최근 2주 사이에 4개 은행 현장방문…부산까지 광폭행보

상생금융 확산·은행 개혁 드라이브…출마설도 수면 위로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3.09.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에서 열린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금융소비자 현장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3.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형섭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잇따라 은행 현장을 방문하는 광폭 행보에 나서 금융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주문한 은행 개혁 선봉에 서서 시중은행, 지방은행, 인터넷은행까지 업권과 지역을 아우르며 상생금융 확산에 드라이브를 걸고 나서자 내년 총선 출마설까지 꿈틀대는 모양새다.

1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 원장은 최근 2주 사이에 4개의 은행 현장방문 일정을 가졌다.

지난달 2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을 찾아 소상공인, 중소기업 대표, 금융 및 소비자 전문가 등과 상생금융 확대를 위한 현장 간담회를 가진 이 원장은 같은 달 27일에는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카카오뱅크에서 핀테크 기업과 금융혁신을 주제로 간담회에 나섰다.

또 지난 8일에는 부산으로 내려가 부산은행 본점에서 지역 산업계 및 소상공인 대표들과 만난 데 이어 다음날인 9일에는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신관을 찾아 소상공인, 개인 차주 등과 상행금융 확대를 위한 현장 감담회를 가졌다.

이 원장의 최근 행보는 윤 대통령의 '은행 돈 잔치' 비판 이후 상생금융과 은행 개혁에 오롯이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은행 방문에서 던진 메시지도 "은행권이 국민과 상생하려는 노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부정적 여론에 귀를 귀울여야 할 것", "중소기업·소상공인들의 고통을 덜기 위한 은행권의 자발적인 동참이 절실하다", "고객이 없으면 은행도 존재할 수 없다" 등 은행의 상생금융과 자발적 개혁 유도에 집중돼 있었다.

이는 은행의 공공성을 압박하는 동시에 각사별 상생금융 우수사례를 전파함으로써 은행권 전반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됐다.

실제 이 원장이 나서자 은행들도 움직였다. 국민은행은 이 원장이 방문한 당일 신용대출 금리는 신규와 기한연장시 최대 0.5%포인트, 전세자금대출(전세대출)과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각각 0.3%포인트씩 내렸다.

부산은행도 주담대 최대 0.80%포인트, 전세대출 최대 0.85%포인트, 신용대출 최대 0.60%포인트씩 인하하고 서민금융상품인 '새희망홀씨' 대출금리도 최대 1.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서민금융상품인 '햇살론15'를 이용하는 고객 대출 잔액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캐시백하는 등의 취약차주 지원 방안과 중소기업 대상 고정금리 대출 상품 확대를 발표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02.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 원장이 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증권사 CEO와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3.03.02. [email protected]
이 원장의 광폭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국민은행 등의 금리 인하에 대해 "시의적절하고 은행권 전반으로 확산될 필요가 있다"고 한 이 원장은 조만간 대구은행과 신한은행 등에서도 현장방문을 통한 상생금융 행보를 예정하고 있다.

금융권 관리·감독이 본래 임무인 금감원장으로서는 다소 이례적인 광폭 행보를 놓고 총선 출마설도 본격적으로 회자될 전망이다.

이른바 '윤석열 사단' 막내로 불리는 이 원장이 금감원 설립 이래 첫 검사 출신이자 최연소 금감원장으로 부임했을 때부터 일각에서는 조심스레 차기 총선 출마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특히 총선이 불과 1년여 앞으로 다가오고 이 원장도 최근의 행보로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출마설도 수면 위로 떠오로는 모습이다. 이 원장이 은행 개혁과 상생금융 성과를 브랜드로 내세워 내년 4월 총선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는 가능성이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는 이 원장이 총선 출마를 위해 7월께 사임하고 후임으로는 검사 출신 인사가 내정될 것이라는 찌라시가 돌기도 했다. 그의 집이 있는 서초구나 고등학교를 나온 동작구, 여의도 금융가가 있는 영등포구 등 출마 예상지에 대한 설도 난무하고 있다.

이 원장은 총선 출마설에 거리를 두고 있다. 그는 지난 9일 국민은행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마설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감독당국이 챙겨야 하는 시장 안정화·소비자 보호·자본시장 활성화 등은 올해 안에 결실이 나기 어렵다"며 "최소한 연말 내지는 내년 상반기까지 여러 사람과 노력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감독당국 수장으로서 중요한 역할이 있다는 걸 제가 잘 알고 있다"며 "그런 점에서 열심히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올해 안에 퇴임하지 않을 것이냐는 질문에는 즉답을 하지 않았다. 이는 출마 가능성 자체를 완전히 일축하지도 않은 모양새여서 이 원장의 행보에 따라 출마설은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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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움직인 이복현 광폭 행보…총선 출마설도

기사등록 2023/03/11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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