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옥승욱 기자 = 지난 74년간 동업 관계였던 고려아연과 영풍그룹이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지분권 경쟁에 휘말리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계열 분리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가운데 양측 모두 고려아연 지분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려아연은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로, 아연과 연·은·인듐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기업이다. 비철금속 제련 부문에서 세계 1위다. 현재 영풍그룹 매출의 70%를 차지하는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2022년 연결 기준 매출액은 11조2115억원, 영업이익은 9220억원이다.
고려아연 모태인 영풍그룹은 1949년 고(故) 최기호·장병희 창업주가 공동 설립한 영풍기업사로 출발했다. 1970년 경북 봉화군 석포면에 아연제련소를 준공하며 본격적으로 덩치를 키웠다. 1974년 경남 온산에 자매사인 고려아연 주식회사를 설립했다. 이후 온산 아연제련소를 완공하며 국내 아연시장 공급을 주도했다.
고려아연의 최대 주주는 장형진 영풍 고문과 ㈜영풍 등 영풍그룹이다.
고려아연이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12월 31일 기준 ㈜영풍이 소유한 고려아연 지분율은 26.11%이다. 장형진 고문 등 ㈜영풍의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19.6%로 지분이 두번째로 많다.
이렇듯 고려아연은 그동안 장씨 일가가 소유했지만, 경영은 최씨 일가에서 맡았다. 현재 고려아연 회장도 최윤범 회장이 맡고 있다. 올해 48세인 최윤범 회장은 고(故) 최기호 고려아연 창업주의 손자다.
양측 사이가 벌어진 것은 지난해 12월 창업주 3세인 최윤범 부회장이 회장에 취임한 뒤 계열분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고려아연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40대 CEO가 경영을 진두지휘하며 미래 신사업 투자에 적극 나서고 있다. 고려아연은 매년 배당금으로 1000억원 가량을 영풍에 지급해왔는데 경영권을 가진 최 회장이 더 과감한 투자를 위해 계열 분리를 서두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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