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정해민 선수가 당일 경기 재개를 원했다."
넷플릭스 '피지컬: 100' 장호기 PD가 결승전을 두 차례 중단한 후 당일 재개한 이유를 밝혔다.
장 PD는 9일 서울 상암동 MBC 사옥에서 열린 피지컬: 100 간담회에서 '결승전에서 돌발상황이 발생해 두 차례 중단했지만, 당일 경기를 재개하는 건 무리가 아니었느냐'는 질문에 "정해민 선수가 원했다"고 답했다. "우리가 어느 한 옵션을 강력하게 제시하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판단했다. 어차피 이렇게 진행하면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최우선으로 '며칠 뒤 재개를 하는 게 어떠냐'고 말했다"며 "(정해민씨가 당일 재개를 원했는데) 그러지 말고 '며칠 뒤에 하자'고 했다면, 그 또한 옮지 않았을 것 같다. 당시 '안전 문제는 우려가 없다'고 결론을 얻어서 경기를 재개했다"고 털어놨다.
"경기를 재개할 때 격차를 반영하기로 했다. 정해민씨가 앞서서 '줄 45m를 삭제해달라'는 의견을 반영했다. 벌어진 격차를 측정, 정해민 줄을 자르고 경기를 재개했다. 수십명의 스태프가 보는 상황에서 도르래를 옮기기 않고, 그대로 진행했다. 제작진이 줄을 자르는 순간에는 두 선수는 식사 후 휴식을 취했다. 줄을 자른 뒤 완전히 오픈했고, '당겨 보거나 풀어보거나 마음껏 확인해보라'고 했다. 두분 다 빠른 재개를 원했다. '바로 (경기를 하자)'라는 제스처를 취해 일부러 확인하라고 할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김영기 책임프로듀서 역시 "제작진과 넷플릭스 관계자는 '체력과 정신력이 완전히 회복된 후 며칠 뒤에 경기하자'고 했다"면서도 "정해민씨는 본인이 격차를 벌려서 '앞서고 있다'고 판단해 당일 재개를 원했다. 이후 우진용씨와 정해민씨가 합의하는 방향으로 논의했다. 제작진이 주장해서 당일 경기를 재개한 건 아니라고 확실히 말씀드린다"고 했다.
피지컬: 100은 최고의 몸을 찾기 위해 상금 3억원을 걸고 벌이는 서바이벌 게임이다. 1월24일 공개 후 국내 예능물 최초로 세계 넷플릭스 TV 쇼 부문 1위에 올랐다. 마지막 9회에서 크로스핏 선수 우진용은 경륜선수 정해민을 꺾고 우승, 상금 3억원을 거머쥐었다. 방송 공개 후 정해민은 경기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제작진이 '우진용에게 특혜를 줬다는'는 루머도 퍼졌다.
이날 제작진은 결승전 원본 영상을 공개했다. 줄 다리 게임을 시작하자마자 굉음이 발생, 10분 만에 경기를 중단했다. 재개 후 우진용 줄타래가 꼬였고, 안전 문제가 우려 돼 또 한 번 경기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대중에게도 결승전 원본 영상을 공개할지에 관해서는 "추가 검토가 필요할 것 같다"며 "다시 검토해보겠다"고 했다.
장 PD는 "녹화가 끝난 지 굉장히 오랜 시간이 지나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정해민씨와 직접 만나서 오해를 풀고 사과할 건 사과하겠다"며 "정해민씨가 (한 매체와) 첫 인터뷰를 하기 전날 내가 '말씀을 나누고 싶다'고 문자를 보냈다. 이후 '제작진이 수차례 회유한다'는 이야기가 돌더라. 단순히 연락을 취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 정해민씨와 친분이 있는 또 다른 출연자에게 연락, '어떻게든 만나서 대화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응하지 않았다. 일주일 뒤 다시 문자를 보냈다. 특히 내가 개인 SNS에 올린 글과 관련해서 '오해를 풀고 싶다'고 했는데 답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출연자와 제작진, 출연자간 진실공방, 대립구도로 흘러가는 걸 원치 않았다. 그래서 우리끼리 만나 '원본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정해민씨가 제작진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 거짓말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말 땅만 보고 경기에 집중했고, 자신의 기억을 되살려 말했을 것이다. 제작진도 사실을 말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는데, 이제라도 꼭 만나서 얘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