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여성의날 맞아 전국노동자 대회
보신각 모인 뒤 행진…종로 일부 교통 마비
"구조적인 저임금은 구조적인 성차별이다"
[서울=뉴시스]전재훈 기자 = 8일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 곳곳에서 행진하며 여성 근로자의 임금 인상 등 권리 보호를 촉구했다.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사무금융노조, 공무원노조, 서비스연맹 돌봄서비스노조 등 관계자 약 3000여명은 이날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에서 '세계여성의날 전국노동자 대회'를 개최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300여명, 공공운수노조 100여명, 사무금융노조 100여명 등은 낮 12시30분께부터 서울 도심 일대에서 사전 집회를 개최한 뒤 행진하다 보신각에서 모였다.
이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 공원까지 행진했는데, 지하철 1호선 종로5가역 방면 종로 3개 차로 중 2개 차로를 점거한 채 이동해 일대 교통이 마비되기도 했다.
이들은 '채용부터 퇴직까지 성평등한 노동권', '구조적인 여성 저임금, 구조적인 성차별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거리 선전전을 폈다. 오후 3시께에는 마로니에 공원 앞 혜화동 로터리 방면 대학로 4개 차로 중 3개 차로를 점거한 채 집회에 나섰다.
이날 집회에는 남성 노동자도 여성 노동자와 비슷한 비율로 참석해 여성 노동자 권리 보호를 촉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똑같이 일해도 여성은 남성보다 36% 부족한 임금을 받는다. 여성들은 고용, 승진, 경력 유지에 있어 공평하지 않다"며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여성은 안전하지도 평등하지도 않고 존중받지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윤석열 정권은 여성가족부를 폐지하겠다고 공언하고 차별은 없다고 한다"며 "성별임금격차가 OECD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부끄러운 성적표를 외면한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초단시간 최저임금 일자리로 내몰리며 차별을 감내하는 여성에게 윤석열 정권은 무엇이냐"며 "투쟁으로 성평등한 민주주의 사회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이들은 결의문을 통해 "주 64시간 보장 근로시간 개편방안은 가사, 돌봄노동에서 해방되지 못하는 여성을 일자리에서 쫓아낼 것"이라며 "휴식과 돌봄은 사라지고 독박돌봄과 저임금으로 성불평등이 고착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자신들이 처한 열악한 노동 상황을 고발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도 이어졌다.
4년간 보육대체교사로 일하다 해고됐다는 이주희씨는 "보육대체교사는 어린이집 교사들의 연차, 교육, 병가 등 공백을 채우기 위해 파견되는 보건복지부 사업이다. 14년째 시행되고 있는데 매년 1년짜리 기간제 채용으로 해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라 사람"이라면서 "숙련된 보육대체교사들이 안정적으로 아이들을 돌볼 수 있도록 시와 복지부가 고용안정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이광수씨는 덕성여대 청소노동자다. 그는 "원청인 덕성여대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막아내고, 시급 400원을 인상하기 위해 투쟁하고 있다"며 "청소노동자가 월급 8만3600원을 인상하고 인력감축을 막아내는 것, 비정규직 노동자가 노조를 지키는 것이 세상을 바꾸는 일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우리 투쟁을 기억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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