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자사주 사라"…SM 공개매수에 뿔난 카카오 개미들

기사등록 2023/03/08 06:00:00

최종수정 2023/03/08 06:16:46

주주들 "카카오엔터 IPO 위한 인수" 추측


[서울=뉴시스] 신항섭 기자 = 카카오가 SM엔터테인먼트(에스엠) 주식에 대한 공개매수 소식 이후 주가가 하락하자 주주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기존 계획보다 너무 높은 가격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카카오엔터 우회 상장을 위한 인수라는 지적이다. 차라리 그 가격으로 자기주식을 취득해 주가 부양에 힘쓰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카카오는 3.3% 하락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의회 발언을 앞두고 관망심리가 짙게 나타나면서 증시 전반에 모멘텀이 없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에스엠의 공개매수가 영향을 끼쳤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른 기술주들 대비 큰 하락세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전날 개장 전 카카오는 카카오엔터와 함께 에스엠의 총 발행주식 35%(833만3641주)를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계획대로 발행주식수 35%를 모두 공개매수 할 경우, 카카오와 카카오엔터가 지출할 금액은 무려 1조2500억4615만원에 달한다.

이는 무산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가격 대비 64.84% 높은 수준이다. 지난달 에스엠과 카카오가 합의한 유상증자 발행가액은 9만1000원이었으며 CB 전환가액은 9만2300원이었다. 투자 규모도 2171억원 수준에서 무려 1조2500억원으로 6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주주들 사이에선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카카오의 자금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카카오 주주들은 과거 자회사들의 상장으로 주주들의 원성을 산 바 있다. 특히 카카오페이 경영진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이 나타난 후 카카오의 주가도 곤두박질 쳤다. 

개인투자자들은 이번 에스엠 주식 공개매수가 결국엔 카카오엔터의 기업공개(IPO)를 위한 절차라고 지적했다. 에스엠 지분을 통해 카카오엔터의 기업 가치를 키우고 IPO로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는 카카오엔터를 위한 상장 작업을 이전부터 추진해왔다. 지난 2021년 3월 카카오페이지가 카카오M을 흡수합병하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한 것이 그 시작이다.

카카오페이지는 웹툰과 관련된 사업이 주를 이룬 반면 카카오M은 드라마, 공연, 영화 등의 제작을 주요 사업으로 영위했다. 이후 같은해 멜론을 흡수합병 하면서 카카오엔터는 웹툰, 드라마 및 영화 제작, 음원 등의 사업을 보유한 기업이 됐다.

이후 지난해 하반기부터 카카오엔터는 프리IPO(상장 전 지분투자)를 추진하며 상장을 위한 움직임을 보여왔다. 사우디 국부펀드로부터 1조원의 자금을 유치받은 것 역시 프리IPO의 결과물이다.

우회상장에 대한 가능성도 제기됐다. 쪼개기 상장 논란과 최근 대어들이 잇따라 공모시장에서 참패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에스엠을 인수한 후 유상증자를 통해 지분을 늘리고 카카오엔터와 에스엠을 합병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올해 초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에 상장된 엔터사를 인수한 후 카카오가 유상증자로 주식 수를 키운 후 인수한 상장 엔터사와 카카오엔터를 합병하는 방식으로 우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이에 개인투자자들은 종목토론방 등을 통해 "투자 받은 돈으로 SM을 사고 IPO를 통해 한몫 땡기면 된다는 인식인 것 같다. 경영진의 결정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SM 인수전 이후로 한달 동안 13%가 빠졌다. 분할상장하면 또 돈 채워주겠지의 생각 뿐인 것 같다" 등의 글을 게시했다.

이외에도 다양한 비판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차라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금을 활용하라는 비판도 나온다.

개인투자자들은 "에스엠의 주식이 15만원의 가치를 하는지는 모르겠다. 15만원에 매수할 돈이 있다면 차라리 자사주 매입을 해서 주가 부양에나 신경써라.", "현재 남은 카카오 개미들은 손실 40~50%대를 보면서 장기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이 대부분인데 주주가치 제고에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있다." 등의 글도 있다.

기술주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카카오의 주가가 5만원대로 내려가는 것 아니냐는 주주들의 우려도 게시되고 있다.

투자자들은 "연예기획사는 한철 장사인데 테크기업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 "네이버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사활을 걸고 있는데 카카오는 왜 연예사업에 매달리는지 이해가 안된다." 등의 비판도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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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리 자사주 사라"…SM 공개매수에 뿔난 카카오 개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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