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씻을 수 없는 상처'도 기사에서 쓰지 않아야 할 표현"

기사등록 2023/03/06 17:54:36

최종수정 2023/03/06 18:13:47

언론노조·서울대 김수아 교수 '젠더보도 가이드라인' 발간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국판 미투 운동이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 도심의 한 공사장 외벽에 미투 운동(# Me Too)을 의미하는 그라피티(graffiti)가 그려져 있다. 2018.03.07 .suncho21@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기자 = 한국판 미투 운동이 전사회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7일 오전 서울 도심의 한 공사장 외벽에 미투 운동(# Me Too)을 의미하는 그라피티(graffiti)가 그려져 있다. 2018.03.07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신효령 기자 = 전국언론노동조합이 미디어 콘텐츠에서 성차별을 줄이기 위한 '젠더보도 가이드라인'을 오는 24일 발간한다.

가이드라인은 언론노조 성평등위원회가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김수아 교수팀과 논의해 만들어졌다. 기자들이 현장에서 실제로 쓸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뒀고, 제작에 8개월이 걸렸다.

김수아 교수는 "온라인에서의 성차별적 혐오표현과 여성에 대한 공격은 평등한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의 활동을 어렵게 만든다"며 "취재 준비와 취재·후속 보도에 이르기까지 취재와 보도 전 과정에서 언론 종사자들이 성인지 감수성을 갖고 접근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언론사는 보도에서 취재원의 목소리를 담을 때, 해당 취재원의 성별과 연령이 다양하게 분포되어 있는지, 성별에 있어 가능한 한 균형을 이루고 있는지를 점검한다.

해당 취재원의 성별에 따른 고정관념을 가정한 질문을 하지 않았는지 점검해야 하며, 성차별적 고정관념을 반영하는 어휘는 특별한 맥락없이 사용하지 않는다.

젠더 기반 폭력 범죄 보도에는 다른 어떤 보도보다 어휘와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며 예시도 들었다. 쓰지 않아야 할 어휘와 표현들로 알몸·전라·은밀한 신체 부위 등 성폭력 사건의 상황이나 피해자의 신체 상태를 묘사하는 표현들을 꼽았다.

짐승·늑대·악마도 부적절한 사례로 들었다. 성폭력 범죄는 사회구조적 문제임을 강조해야 하는데, 이같은 표현은 가해자만 사회에서 제거하면 되는 걸로 여기게 만들기 때문이다. 검은 손·몹쓸 짓·나쁜 입처럼 은유를 통해 성폭력 범죄의 가해 행위를 대략 나쁜 일이라는 의미만 전달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씻을 수 없는 상처'도 기사에서 쓰지 않아야 할 표현으로 꼽혔다. 성폭력 범죄가 평생 가는 고통이라는 것은 가부장제하 여성의 정조에 대한 관념을 반영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피해자에게 기사가 어떠한 방식으로 보도될지에 대해 사전에 알리는 것이 필요하다. 피해자 신원 보호를 위해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한다. 모자이크나 음성 변조로 피해자를 보호하지 못할 수도 있다. 신원 관련된 정보를 노출하지 않는 것은 법적 의무이기도 하다.

김수진 언론노조 성평등위원장은 "젠더보도가이드라인은 취재·보도·제작 현장에서 사용될 수 있도록 실용적으로 제작했다"며 "언론노조 시민미디어랩과 함께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 보도 현장 변화와 수정할 내용 등을 확인할 예정이며, 여러 혐오 보도에 대해서도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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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씻을 수 없는 상처'도 기사에서 쓰지 않아야 할 표현"

기사등록 2023/03/06 17:54:36 최초수정 2023/03/06 18: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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