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도 넘는 태국 폭염에도 화생방장비 갖추고 훈련…"韓 해병대만 가능"

[태국=뉴시스] 하종민 기자 = 코브라골드 2023에서 처음으로 피해복구 훈련에 참가한 한국 해병대의 화생방대대가 태국군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5일(현지시간) 한국 해병대는 코브라골드 해군·해병대 피해복구TF가 태국 차충사오 인근 DRTC(Disaster Relief Training Center) 훈련장에서 피해복구 훈련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피해복구 훈련은 재해, 재난 등 상황을 가정해 다국적군이 피해복구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이다. 이번 훈련에는 해병대 화생방대대가 최초로 참가해 활약했다.

특히, 한국 해병대는 36도 이상의 무더위 속에서 화생방 보호의와 양압식 호흡기를 착용한 가운데 임무를 완벽하게 수행해 태국군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태국군 고위 관계자는 "폭염 속에서 화생방 장구를 갖추고 완벽하게 임무수행을 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 해병대가 유일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다국적군 위험성물질 제거 총괄 리더로 임무를 수행한 양준원 해병대 중위는 "다양한 연합군들과 함께한 코브라골드 훈련을 통해 전문적인 군사적 능력과 강인한 체력 등 한국 해병대의 우수함을 전세계적으로 알릴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양 중위는 "다양한 연합군들과 소통 및 공유하며 실전과 같은 훈련을 통해 더욱 더 발전하는 대한민국 해병대가 될 것"이라며 훈련 소감을 밝혔다.

또 해군·해병대 장병들은 미국·태국 등 타국군 장병들과 함께 현지 초등학생들에게 학교건물을 선물하며 인도적 민사활동(HCA, Humanitarian a Civic Assistance) 임무를 수행했다.

해군·해병대 장병 5명으로 구성된 코브라골드 훈련전대 기동건설대는 미국(21명), 태국(20명) 장병들과 함께 지난달 9일부터 잔타부리 반보파이마이(Ban Bo Fai Mai) 초등학교 건립에 참가했다.

이들은 오는 8일 준공식을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며 초등학교 건설에 매진하고 있다.

태국 방콕에서 자동차로 5시간 떨어진 태국 중부 잔타부리 시골 마을의 초등학교는 한낮 기온이 섭씨 36도를 훌쩍 넘는 무더운 날씨를 기록 중이다. 그곳에서 태극마크의 군복을 입은 한국 해군·해병대 장병들은 굵은 땀을 흘려가며 파란 지붕의 건물 공사에 여념이 없다.

한국군은 학교 임시시설과 개인 천막에서 숙식하면서도 태국의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희망을 심어준다는 생각에 불편함을 잊고 모두가 힘을 모아 계획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신승민 해병대 공병중대장(대위)은 "어린 아이들이 공부할 공간을 만들 수 있어 자랑스럽다. 먼 훗날 태국 어린이들이 한국을 기억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또 한국군 장병들은 학교 건립 공사 중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실을 열고 일일 한국어 전도사 역할도 병행했다. '한류 붐'으로 인해 학생들 역시 많은 관심을 가졌고, 처음 접하는 한국어를 신기해 하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을 받았다.

학교공사에 참가한 유지성 일병(해병)은 "공사가 진행되는 도중 너무 더워 앉아 있는데, 여자아이가 2월14일 발렌타인 데이라고 초콜릿을 건내주며 하트 스티커를 붙여줬다. 언어는 통하지 않았지만 감사하다는 진실된 마음을 전달받아 다시 힘을 내 작업에 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훈련으로 다국적군과의 연합작전 수행능력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 해군·해병대 장병들은 오는 10일 코브라골드 훈련 폐회식을 끝으로 훈련을 종료하고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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