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고립과 홍수·한해 등 재해 겹쳐
곡물 생산 18만t 감소…UN에 지원 요청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북한이 국제적 고립과 자연 재해로 인해 아사자가 속출하는 등 수십 년 만에 최악의 식량난을 겪고 있다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한국 정부 당국자들이 북한이 이번 주 긴급히 농업 생산 증대를 위한 노동당 전원회의를 개최한 것이 이례적이며 식량 부족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으로 지적한다고 전했다.
수십 년 동안 고질적인 식량난을 겪어온 북한은 코로나 국경봉쇄, 지난해 홍수 및 한해로 인한 작황 감소로 최근 몇 달 동안 식량난이 크게 악화했다.
WSJ는 통일부가 수많은 사람이 굶어죽은 1990년대 최악의 기근이 재연할 가능성은 크지 않으나 아사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또 북한 전문가들이 1990년대 기근 이래 최악의 위기가 발생했으며 북한 정권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불안정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말하는 것으로 전했다.
한국농촌진흥청에 따르면 홍수와 한해, 러시아의 비료 수출 억제로 인해 지난해 북한의 식량 생산이 2021년보다 18만 입방t이 줄었다. 또 지난해 북한의 곡물 생산은 450만t으로 전년 대비 3.8%가 줄었다. 국가정보원은 북한이 매년 필요로 하는 곡물이 550만t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한다.
WSJ는 북한 전문가 권태진 박사가 지역별로 옥수수와 쌀 가격에 차이가 큰 것으로 볼 때 식량 사정에 차이가 크다면서 전체적으로 옥수수 가격이 크게 오른 것은 많은 사람들이 쌀 대신 옥수수를 소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WSJ는 북한의 특권계층인 군인들조차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다는 북한 전문 웹사이트 데일리NK를 운영자 이상용씨를 인용했다. 지난해 인민군 장교들이 몇 달 동안 가족을 위한 식량 배급을 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상용씨는 “군대조차 부양하지 못한 것은 식량난이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달 국회에서 북한에 유엔식량계획(UNFP)에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WSJ는 전문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강력히 지지해온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연료와 비료를 공급받으면서 북한의 농업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겠지만 단기에 식량난을 해결하기 힘들 것으로 지적한다고 강조했다.
WSJ는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 제안을 거부하면서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난 극복을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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