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 인기 딛고 복고 열풍…"행복했던 과거 떠올라"

기사등록 2023/02/25 09:00:00

최종수정 2023/02/25 09:22:22

23일 기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누적관객수 340만명 돌파

25년만 재개봉해 2주간 상영된 '타이타닉'도 45만명 넘겨

전 세대 아울러 복고 열풍…"불황기 과거 상기 소비 경향"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개봉과 함께 '슬램덩크' 시리즈가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슬램덩크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3.02.01.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개봉과 함께 '슬램덩크' 시리즈가 서점가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교보문고 광화문점을 찾은 시민들이 슬램덩크 시리즈를 살펴보고 있다. 2023.02.01.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일본 만화 '슬램덩크'를 원작으로 하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300만 관객을 돌파하고, 25년 전 개봉했던 '타이타닉'이 3D로 재개봉해 누적 관객 수 45만명을 넘기는 등 전국에 복고 열풍이 불고 있다. 마치 90년대로 돌아간 듯 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25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더 퍼스트 슬램덩크' 누적관객수는 340만9182명이다. 역대 국내 개봉 애니메이션 관객수 10위, 국내 개봉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 흥행 2위에 해당하는 수치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는 이노우에 다케히코 작가가 1990~1996년 '주간 소년 점프' 연재한 '슬램덩크'가 원작이다. 당시 이 작품은 전 세계 누적 발행 부수가 1억2000만부를 넘겼고, 국내에서도 1500만부 가까이 판매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이에 따라 해당 영화의 비하인드를 담은 '슬램덩크 리소스'가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만화책 '슬램덩크 신장재편판' 판매부수도 총 100만 부에 달했다.

서울 동작구에 사는 직장인 신모(43)씨는 "영화를 본 후 유튜브로 관련 영상들을 찾아보기도 하고 만화책도 구입했다"며 "직장 생활이 힘든데 옛날에 즐겨봤던 만화를 영화로 다시 보면서 행복했고 또 힘이 넘쳤던 과거가 떠올라 좋다"고 밝혔다.

주목할 점은 과거 슬램덩크를 몰랐던 세대도 함께 열광하고 있다는 부분이다.

경기 과천시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박준빈(17)군은 최근 슬램덩크 영화를 본 후 "아직도 심장이 두근거린다"며 "요즘 새로운 것들이 많지만 과거에 빛을 발했던 것들은 다 이유가 있구나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지난 8일 개봉 25주년을 맞아 재개봉한 '타이타닉'도 누적 관객수 45만명(21일 기준)을 돌파했다. 재개봉 외화로는 역대 최고 수치다.

CGV가 지난 8일부터 21일까지 영화관 방문객을 대상으로 집계한 통계에 따르면 10~20대가 '타이타닉' 관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10대는 18%, 20대가 35%로 젊은 관객이 53%를 차지했다. 30대는 21%, 40대는 16%, 50대는 10%로 전세대를 아우르는 인기를 누렸다.

지난해 2월 전국에는 포켓몬빵 열풍이 불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해 7월2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에서 시민들이 포켓몬빵 구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07.22.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지난해 7월2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마트에서 시민들이 포켓몬빵 구매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2022.07.22. [email protected]

포켓몬빵은 1990년~200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일본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속 캐릭터를 띠부띠부씰 형태로 제작해 빵 포장지 안에 동봉한 제품을 말한다.

포켓몬빵은 출시되자마자 화제가 됐다. 편의점마다 포켓몬빵 품절 대란이 일어났고 SNS에는 빵 구매를 인증하는 글들이 잇따랐다.

일부 소비자들은 띠부씰을 얻기 위해 '오픈런(매장 문을 열자마자 달려가 구매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았다. 제품 속 띠부씰을 모으는 고객들이 많아지며 편의점마다 '포켓몬 빵 매진'이라는 안내문이 붙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복고열풍이 불황기에 과거에 행복했던 추억을 상기하는 소비 경향이라 진단했다. 또 과거 질 높은 컨텐츠가 부모 세대에게 젊은 시절을 떠올리게 하고 젊은층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발생한 것으로도 분석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손모(29)씨는 "사실 최근에 금리가 많이 올라 대출 이자 부담도 커졌고 삶이 퍽퍽해졌다"며 "어렸을 때 봤던 만화, 영화 등에는 꿈과 희망이 가득했던 내 젊은 시절이 담겨있어 더 마음이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대체로 경기가 어려울수록 중장년층은 젊었을 적 행복했던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만화나 영화를 즐기는 경향이 있다"며 "불황기에 과거에 행복했던 추억을 상기하는 복고 소비 경향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도 "특히 나이가 들수록 과거에 즐겼던 것들을 다시 꺼내보는 경향이 있다"며 "젊은 세대들도 부모세대에 영향을 받아 새로운 경험을 하게 돼 유행이 돌고 도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유행을 다시 타는 것은 결국 컨텐츠의 힘이 그만큼 강력한 것"이라며 "현재는 미국과 일본 등의 작품들이 유행을 타지만 또 시간이 지나면 한국 컨텐츠들이 전세계에서 붐을 일으킬 수 있다"고도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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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 인기 딛고 복고 열풍…"행복했던 과거 떠올라"

기사등록 2023/02/25 09:00:00 최초수정 2023/02/25 09: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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