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카카오 '전략적 제휴' 갑론을박 왜?(종합)

기사등록 2023/02/23 15:41:23

계약서 내 '카카오의 우선적 신주인수권' 등 SM 내 카카오 장악력 우려

음반·음원·티켓 유통에 대한 배타적 권리 역시 우려

카카오 측 "신주인수권, 파트너십 방어조치·음원유통 계약, 합리적 판단"

SM "한쪽 종속이 아닌, 둘 사이의 수평적인 시너지" 주장

[서울=뉴시스]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로고. 2023.02.23. (사진 = 카카오, S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카오, SM엔터테인먼트 로고. 2023.02.23. (사진 = 카카오, S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와 카카오 간 '전략적 제휴'에 대해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다. SM은 카카오와 수평적 협업 관계를 강조하고 있는데, SM 내 카카오의 장악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팬덤과 주주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K팝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M과 카카오가 서명한 사업협력계약서엔 카카오의 우선적 신주인수권이 명시돼 있다.

SM이 본건 사채 및 본건 신주 외에 추가로 제3자 배정 방식으로 신주 또는 주식연계증권을 발행(주식매수선택권 행사에 따른 신주 발행은 제외)할 경우, 카카오가 본건 신주 및 본건 사채(이를 전환한 보통주식 포함) 전체를 계속적으로 보유하는 것을 전제로, 당해 신주 또는 주식연계증권을 우선적으로 인수할 권리를 보유한다는 것이다.

앞서 SM이사회는 지난 7일 카카오를 대상으로 유상증자 신주와 전환사채(CB)를 발행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취득한 지분과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액 교환하면 카카오는 SM의 지분 9.0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그런데 SM이 올해 추가로 발행할 신주·CB에 대한 우선인수권도 카카오가 가지게 된 점을 업계에선 문제로 보고 있다. SM이사회 결정으로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신주·CB를 발행해, 카카오에 언제든 추가로 지분을 추가로 넘기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카카오의 주식수가 상대적으로 많아져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은 낮아지게 된다. 이런 상황은 이례적이다. 상법 위반 요소까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지분을 사들여 SM 최대주주가 된 하이브는 이 같은 SM 현 경영진 결정이 SM 주주의 이익을 침범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로고. 2023.02.13. (사진 = SM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SM엔터테인먼트 로고. 2023.02.13. (사진 = SM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아울러 SM이 국내 음반·음원 유통, 티켓 유통에 대해 카카오엔터에게 배타적 권리를 부여한 점도 SM 팬덤과 주주들이 불안해하는 요소다. 그간 SM은 SK스퀘어 자회사인 드림어스컴퍼니를 통해 음원·음반을 유통해왔다. SM은 협력 차원에서 드림어스컴퍼니 지분을 일부 보유 중이다.

그런데 이번 카카오와 협업에서 자사 음반·음원 유통을 카카오엔터에 넘기면서, 동시에 자신들이 기타비상무이사 후보로 지명한 장윤중 카카오엔터 글로벌전략담당 장윤중 부사장을 SM의 글로벌 음원 유통을 총괄하는 미등기임원으로 선임하기로 했다.

SM이 카카오엔터와 글로벌 매니지먼트 합작회사를 지역별로 설립하기로 했는데 카카오엔터의 미국 자회사인 카카오 엔터테인먼트 아메리카를 카카오엔터 및 SM의 합작법인으로 변경하기로 합의한 경우, 해당 법인의 초대 대표이사는 장윤중 부사장을 선정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기타상무의사는 내부 거래를 감시해야 하는 역인데, 카카오 쪽 인사를 둬 제대로 된 감시망 역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도 한편에서 제기되는 중이다.

이런 점들로 인해 장기적 관점으로 볼 때 SM이 음원·유통에 대한 권리와 수익을 카카오로부터 계속 잃을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반면 카카오 측은 신주인수 우선협상권은 양사의 파트너십을 위한 보호조치이며, 음원·음반 유통 계약은 SM의 경쟁력·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하고 나섰다.
[서울=뉴시스] 카카오 로고. 2023.02.13. (사진 = 카카오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카카오 로고. 2023.02.13. (사진 = 카카오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카카오 관계자는 신주인수 우선협상권과 관련 "제3자배정 시 특히 2대주주 등 주요 주주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투자자의 지분희석을 방어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포함되는 조항이다. SM이 투자자의 의사에 반해 경쟁자 등으로부터 제3자배정을 받음으로 인해 사업 협력 파트너십이 약화되는 것을 방어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전했다.

음원유통권과 관련해서는 "그간 SM이 외부(드림어스컴퍼니)에 맡겨온 음원유통 관련 계약이 종료되는 시점에 국내에서 음원유통 경쟁력을 갖춘 업계 1위 카카오엔터와의 협력이 SM의 국내외 매출 증대에 직결돼 중장기적인 음원 경쟁력 및 수익성 강화 측면에서 매우 자연스럽고 합리적인 판단으로 보여진다. SM과 카카오엔터의 음원 유통계약은 공정한 가격을 통해 산정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SM 측도 카카오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며 카카오와 수평적 협력 관계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하는 중이다.

전날 이 전 총괄이 SM을 상대로 제기한 카카오에 대한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기일에서 SM 측 법률대리인은 "본건 신주발행으로 지배권 구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는 것도 아니다. 신주발행과 상관없이 채권자의 대주주 지위는 유지된다"면서 "희석되는 지분비율은 단 1.67%에 불과하고, 카카오도 경영상 이권을 얻거나 지배권을 행사할 정도가 아니다. 채무자(SM) 회사는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하여서도 많이 고민하고 검토했다"고 전했다.

SM도 같은 날 '카카오와의 전략적 협력 의미'에 대해 "글로벌 최고 수준의 콘텐츠와 플랫폼 간의 만남을 의미하며, 어느 한쪽에 종속되는 것이 아닌, 둘 사이의 수평적인 시너지와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는 상호 전략적인 협력 관계"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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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카카오 '전략적 제휴' 갑론을박 왜?(종합)

기사등록 2023/02/23 15:41:2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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