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C 투자 유치한 기업도 '구조조정' 돌입
공격적인 영업 문제…무리한 사업 확장도 원인
"자금 유치했다면…추후 효율적인 경영 필요해"
![[서울=뉴시스] 벤처·스타트업 투자 단계. (출처=오픈트레이드). 2022.08.24. photo@newsis.com](https://img1.newsis.com/2022/08/23/NISI20220823_0001069008_web.jpg?rnd=20220823165010)
[서울=뉴시스] 벤처·스타트업 투자 단계. (출처=오픈트레이드). 2022.08.2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수정 기자 = 유망 기업으로 꼽혀 수천억대의 투자금을 모았던 국내 한 스타트업 기업이 최근 직원 구조조정에 들어간 것으로 파악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에그테크 기업 A사는 최근 사내 구조조정 절차에 돌입했다. 일선 경영진이 물러나고 직원들을 대상으로는 '희망퇴직자' 신청을 받고 있다. A사는 창업 5년 만에 누적 투자액이 2400억원에 달하는 등 관련 분야에서 유망 스타트업으로 주목 받았다.
하지만 최근 미회수 채권이 누적되는 등 일부 대금의 납부가 연기되며 1년 만에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내부에서는 "거품이 빠지는 건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A사는 시리즈C 투자를 유치한 대표적인 스타트업이다.
스타트업 투자 유치 단계는 크게 4단계로 나뉜다. 가장 기초인 '시드 단계'는 창업 초기의 기업에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창업자는 이때 창업 초기자금을 확보한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가시적으로 확보되지 않고 아이디어 단계에 그치더라도 성장 가능성에 투자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시리즈A 단계는 시드 투자를 받은 기업이 프로토타입 제품(시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어 시장화 한 이후에 받는 투자다. 베타 혹은 정식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한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시리즈B 단계는 일정 부분 서비스를 안정화시킨 이후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다. 안정화된 서비스에 대한 마케팅 및 추가적인 연구개발이 주로 이뤄진다.
시리즈C 이상의 단계는 본격적으로 스케일업을 가속화하는 단계다. 자체 수익으로도 국내 사업을 영위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이 해외시장으로 발돋움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안정적이라고 평가받는 '시리즈C 투자 유치' 기업이 휘청거리는 원인을 두고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우선 A사의 공격적인 영업이 문제가 됐다는 지적이 있다.
A사는 지난해부터 공격적인 '바이어 영업'을 해왔다. 그 결과 유통 관련 매출은 지난 2021년 500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250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대부분 납부 기한을 유연하게 설정하거나 큰 액수를 외상으로 주는 식이었다. A사 관계자는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오다 보니 비용이 들 수밖에 없었던 것은 사실"이라며 "미수 채권은 상반기 내에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무리하게 회사 규모를 키운 것이 문제가 됐다는 시선도 있다. A사는 사업 규모를 확장하며 인건비를 포함한 판매·관리비에 쏟아부은 돈이 500억원에 달했다. 특히 개발자 등 스타트업 인력 영입 경쟁에 불이 붙으며 부수적인 비용이 늘었다. 현재 A사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단기적인 자금유치 외에도 추후 경영에 대한 장기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관련 업계 전문가는 "많은 수의 스타트업들이 일단 '자금 유치부터 하고 보자'는 마인드로 사업에 뛰어드는데 상당히 위험한 생각일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하나의 기업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경영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받는 것도 좋지만 그 이후의 사업 환경이나, 인력 유치 방안, 마케팅 방안 등을 전체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안보이스 발행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스카이노바가 스타트업 대표 492명에게 '스타트업 실패 이유'를 물은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7%는 '자금 또는 투자자 부족'을 실패 이유로 꼽은 것으로 나타났다. 44%는 현금 부족이 창업 실패의 원인이라고 답했다. 이외에도 팀·투자사와의 불화, 경제 불확실성 등이 이유로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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