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흑인 린치' 영화 상영…"모두가 증오 멈춰야"

기사등록 2023/02/17 09:44:48

1월 숨진 타이어 니컬스 언급…"침묵은 공모"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900년대 흑인 소년 린치·살해 사건을 다룬 영화 '틸' 상영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2.17.
[워싱턴=AP/뉴시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1900년대 흑인 소년 린치·살해 사건을 다룬 영화 '틸' 상영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3.02.17.
[워싱턴=뉴시스]김난영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900년대 흑인 린치 사건을 다룬 영화를 상영하며 증오를 멈추기 위한 모두의 노력을 강조했다. 지난달 경찰의 구타로 사망한 타이어 니컬스 사건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이스트룸에서 지난 1955년 백인들에게 린치당한 뒤 시신으로 발견된 14세 소년 에멋 루이스 틸 사건과 그 모친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틸' 상영식에 참석했다.

미국 내 인종차별이 여전히 횡행하던 당시 틸은 차별이 심한 남부 지역인 미시시피를 방문했다가 한밤중 백인 남성들에게 끌려나가 사라졌다. 이후 인근 탤러해치 강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틸의 시신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가해자들은 21세 여성 캐럴린 브라이언트의 남편과 이복형제로, 틸이 브라이언트를 희롱했다고 주장하며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틸의 모친은 이후 훼손된 틸의 시신을 대중에 공개하며 흑인 린치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3월 틸의 이름을 따 린치를 연방 증오범죄로 규정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린치는 모두에게 미국인의 자격이 있는 게 아니고 모두가 평등하게 창조되지 않았다는 거짓말을 강요하는 순전한 테러"라며 과거 수많은 무고한 이들이 이로 인해 사망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들(사망한 흑인들)이 저지른 범죄가 뭐였나. 투표하려 한 것, 학교에 가려 한 것, 사업을 하려 한 것, 복음을 전하려 한 것"이라며 "단순히 흑인이기 때문에 린치를 당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당시) 백인 군중들, 백인 가족들은 구경거리를 보려 모여서 (흑인들의) 시신 사진을 찍고 이를 엽서로 보냈다. 믿기 힘들겠지만 그게 당시 일어났던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일부 사람들은 여전히 그런 일을 원한다"라며 숨진 타이어 니컬스를 언급, 여전히 많은 유색인이 증오범죄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고 했다. 아울러 "오직 우리 모두가 이를 멈출 수 있다"라고 호소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증오는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혐오스러운 인간들이 약간의 산소를 공급할 때까지 바위 아래에 숨어있을 뿐"이라며 "침묵은 공모"라고 했다. 이어 "우리는 침묵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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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흑인 린치' 영화 상영…"모두가 증오 멈춰야"

기사등록 2023/02/17 09:44:48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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