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1년, 에너지 가격 더 오른다…해외 유전 개발 늘려야

기사등록 2023/02/17 05:00:00

최종수정 2023/02/17 16:02:04

KIEP, '우크라이나 전쟁 1년' 북방세미나 진행

우크라 침공 후 유럽가스 가격 1400% 상승

유럽 수요 1억t 전가 가능성…亞 수입차질 우려

장기계약·에너지 저장소 확보…유·가스전 개발

재생에너지 속도내야…전력·가스료 원가 반영要

[드미트리우카=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드미트리우카 마을에 버려진 러시아군의 전차 잔해에 이탈리아의 유명 거리 예술가 티브이보이(TvBoy)의 올리브 가지를 물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비둘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2023.01.31.
[드미트리우카=AP/뉴시스] 3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 외곽의 드미트리우카 마을에 버려진 러시아군의 전차 잔해에 이탈리아의 유명 거리 예술가 티브이보이(TvBoy)의 올리브 가지를 물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상의 비둘기 그림이 그려져 있다. 2023.01.31.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정부의 중장기적 에너지 정책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에 따르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유럽 가스 가격은 2021년 1월 대비 1400%까지 증가하며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의 대(對) 유럽 천연가스 공급이 전면 중단되면 최대 1억t의 유럽 수요가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으로 전가될 전망이다.

세계 LNG 생산설비 이용률은 이미 88%에 달해 단기적 증산이 어려운 상황이다. 유럽의 수요가 시장에 전가되면 유럽의 높은 가격 프리미엄 탓에 국제 LNG 물량이 유럽 집중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아시아 LNG 수입국가는 수급 차질을 겪을 수 있다.

KIEP가 지난 16일 주최한 '우크라이나 전쟁 1년 평가와 전망'을 주제로 한 '2023 KIEP 북방 세미나'에서 이상열 에너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동절기를 앞두고 각국의 물량 확보 경쟁이 본격화하며 당분간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높은 변동성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상열 연구위원은 "러시아의 대유럽 천연가스 공급 완전 차단 여부, 동절기 기온변화, EU(유럽연합) 천연가스 소비 절감 정책의 효과 정도 등은 천연가스 가격 변화의 주요 요인"이라고 지목했다.

[서울=뉴시스]러시아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 소유 시추 시설. (사진 : 우크린포름 캡처) *재배포 및 EDB금지. 2022.06.20.
[서울=뉴시스]러시아 체르노모르네프테가스 소유 시추 시설. (사진 : 우크린포름 캡처) *재배포 및 EDB금지. 2022.06.20.

러시아 침공 이후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던 국제 유가는 하반기 들어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 확산으로 70~90달러의 범위를 유지하고 있다. 국제사회의 러시아산 원유의 가격 상한제 참여정도, OPEC+(원유생산량 조절을 통한 원유시장 관리를 합의한 OPEC국가와 러시아의 협의 그룹) 감산, 글로벌 경기 둔화 속도는 유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 7개국(G7) 등 주요 서방국은 이미 러시아산 원유 수입 중단 조치를 이행 중인데, 향후 중국·인도 등의 동참 여부도 석유 가격 상한제의 실효성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93%에 달하는 만큼 우리 정부의 중장기적 에너지 정책 방향타가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작년 우리나라는 6839억 달러로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갱신했으나 에너지 수입 단가 상승으로 동기 총 수입액은 7312억 달러를 기록했다. 그 결과 무역수지는 47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에너지 수입액 상승분만 784억 달러로 주요 적자 원인으로 작용했다. 우리나라 총 수입액의 에너지 수입 비중(액)은 평균 23%로 국제 에너지 가격 변화가 무역수지 변화에 결정적 요인이었다.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급등으로 인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8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 설치된 가스계량기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3.02.08. mangusta@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선웅 기자 =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급등으로 인해 전통시장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는 가운데 8일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 설치된 가스계량기 앞으로 한 시민이 지나고 있다. 2023.02.08. [email protected]

강문수 KIEP 아프리카중동팀장은 "한국의 에너지 수급 의존도가 높은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등과의 장기계약, 중장기적인 유·가스전 개발을 통한 지분 확보 추진을 통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망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중동 내 유·가스전 개발 및 지분 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최근 들어 유럽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UAE, 카타르, 알제리, 이집트 등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원유 및 천연가스 장기계약 체결 확대와 함께 중동 뿐만 아니라 서아프리카 OPEC+ 회원국과의 원유 공급 다각화를 시도할 필요가 있다"며 "에너지 수급을 위한 협력 외에도 천연가스 액화시설 인프라 및 사이버보안 시스템 강화에 우리 정부와 기업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중동 내 한국의 입지를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에너지 전환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 팀장은 "주요국은 중장기적으로 화석연료 수급 의존도 감소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통해 현재의 에너지 안보 위기를 극복하고자 한다"며 "주요국의 에너지 분야 정책 기조에 맞춰 우리나라도 재생에너지 발전량 확대, 에너지 효율성 강화 등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상열 연구위원은 '에너지 요금의 원가주의 확립을 통한 에너지 수요관리'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원가 반영 억제 정책은 고유가가 단기간(3~6개월)에 그칠 경우 물가안정을 위한 일시적 활용에 적합하다"며 "억제된 가격은 에너지 수요 증가와 에너지 소비구조 왜곡을 유발하며 이는 또다시 에너지 수입 확대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경제 및 물가 영향을 고려하되 전력·가스 요금의 단계적 원가 반영으로 공공 부문 재정 건전성 개선, 에너지 효율개선, 에너지 수급구조 왜곡 방지 추진해야 한다"며 "에너지 요금 상승은 저소득층, 영세 사업자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이들에 대한 소득 보전 중심의 지원 대책 마련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사진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미나 모습.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2023.0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사진은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세미나 모습. (사진=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제공) 2023.0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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