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모 "사건 당일, 아이 밀쳤는데 일어나지 못해"
"훈육 차원에서 폭행했지만 살인 고의는 없어"
경찰, 부부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학대정황 확인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온몸에 멍이 든 채 사망한 11살 초등학생 남자아이의 계모와 친부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에서 학대를 추정할 수 있는 정황이 나왔지만 이들 부부는 여전히 경찰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특히 계모는 일부 폭행 혐의를 인정하면서 훈육 차원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친부는 아들이 사망한 것과 관련 아내의 폭행 사실을 목격했다고 반복해 주장하고 있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계모 A(42·여)씨와 아동복지법위반(상습아동학대·상습아동유기방임) 혐의를 받는 친부 B(39)씨에 대해 보강수사를 벌인 뒤 구속 송치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 7일 오후 인천 남동구 자택에서 초등학교 5학년생 아들 C(11)군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C군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다.
사건 당일 직장에 출근했다가 A씨의 전화를 받고 귀가한 B씨는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며 119에 신고했다.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옮겨진 C군은 끝내 숨졌다.
경찰은 당시 C군의 몸에서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멍 자국이 여러 개 발견하고 A씨 부부를 긴급체포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C군과 관련 부검을 진행한 뒤 '사인불명'이라는 1차 구두소견을 경찰에 전달했다.
앞서 A씨 등은 경찰 조사에서 "아이가 자해해서 생긴 상처"라며 학대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다만 최근 조사에서 A씨는 “C군을 살해하기 위해 폭행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폭행은 했지만 이는 훈육의 목적이었고, 사건 당일에도 C군을 밀친 사실이 있다”고 일부 혐의를 인정했다.
하지만 B씨는 ”지난해에 C군을 폭행한 사실이 있다“면서도 ”올해는 폭행하지 않았고, 아들이 사망한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관여하지 않았다. 모두 A씨가 저지른 행위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0일 열린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당시에도 B씨는 “아이를 때렸습니까? 아이를 때린 것을 본 적이 있습니까?”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저는 때린 적이 없고 아내가 아이를 때리는 것을 본적이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경찰은 최근 A씨와 B씨의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C군에 대한 학대를 추정할 수 있는 대화내용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A씨 등을 상대로 추가 조사를 벌인 뒤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대화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며 “지금까지 조사한 내용을 바탕으로 A씨와 B씨의 혐의가 변경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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