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稅공제·재정준칙 시급한데…방탄국회에 뒷전되나

기사등록 2023/02/14 06:05:00

최종수정 2023/02/14 08: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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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위 조세소위서 반도체 세액공제 논의

15일엔 기재위 법안소위서 재정준칙도

야당 반대에 정부안 통과 안 될 가능성도

기재부 "추경 없다…재정 준칙 통과 기대"

"대기업 특혜 아냐…산업 시스템의 생사"

"추경 말해선 안 돼…재정준칙 빠른 법제화"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 이송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01.11.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부산 남구 신선대 부두 야적장에서 컨테이너 이송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3.01.11.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기획재정부가 중점 입법 과제로 추진 중인 반도체 세액공제와 재정준칙이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될지 눈길을 끈다. 여야간 공방이 격화하고 있어서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와 조세소위원회를 열어 조세특례제한법(조특법) 개정안을 논의한다.

기재부는 지난달 19일 반도체를 비롯한 국가전략기술의 설비투자 세액공제를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8%에서 15%로, 중소기업은 16%에서 25%로 높이는 내용의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직전 3년 동안 연평균 투자 금액을 초과해 투자하는 경우에는 올해까지만 10%의 추가 공제해주는 내용도 포함됐다. 추가공제 시 대기업은 최대 25%, 중소기업은 최대 35%까지 적용 가능하다.

하지만 야당은 대기업이 10%를 초과한 세액공제를 받는 것에 반대하며 특혜라고 지적한다. 또 대기업의 세액공제율을 8%까지 높인 개정안이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후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로 한 달 만에 확대 방안을 발표한 점에 대한 비판도 있다. 세수 감소에 대한 대응 방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의 원안이 그대로 통과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3.02.10. dahora83@newsis.com
[서울=뉴시스] 배훈식 기자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발언하고 있다. 2023.02.10. [email protected]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국회를 찾아 재차 설득에 나선다. 추 부총리는 지난 대정부질문에서 "반도체는 아무리 특별히 취급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최근 반도체 경기 침체의 어려움, 우리 경제 안보에 미치는 영향, 국가전략산업으로서의 위치 등을 종합 고려해서 연말에 다시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반도체 세액공제 확대로 인한 세수 감소를 임시투자세액공제까지 포함해 3조6000억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세수 감소 요인이 있는 상황에서 재정 건전성을 지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올해 세수 상황이 굉장히 타이트하다. 경기가 특히 좋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건전재정기조는 어느 형태의 정부가 들어서더라도 일관되게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정책기조"라고 말했다.

재정준칙 도입을 골자로 한 국가재정법 개정안도 오는 15일 기재위 법안소위에서 논의한다.

재정준칙은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제한하고, 국가채무비율이 60%를 넘길 때는 적자 한도를 2%로 억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정부는 지난해 9월부터 재정준칙의 법제화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왔다. 

건전 재정 기조를 내세웠지만 야당에서 30조원 난방비 추경을 띄우는 등 추가 재정 요구가 빗발쳐 재정준칙 통과가 어려울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부는 공공요금 인상으로 타격을 입은 중산층을 추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추 부총리는 여전히 추경의 가능성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추 부총리는 "예산을 통과시킨 게 12월인데 (국회에서) 1월 추경 이야기를 꺼내는 건 부끄러운 일이다. 재정 기본의 ABC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2023.01.25. livertrent@newsis.com
[서울=뉴시스] 백동현 기자 = 서울 시내 한 주택가에 가스계량기가 설치돼 있다. 2023.01.25. [email protected]

기재부 관계자도 재정준칙이 난항을 겪을 거라는 전망에 대해 "부총리도 추경은 없다고 말씀하셨다. (만약 추경을 해도) 추경할 요건이 되면 재정준칙은 적용하지 않는 걸로 돼 있기 때문에 재정준칙은 추경과 관련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법안소위 심사에서 재정준칙 앞에서 논의가 끝났다. 이번에는 통과됐으면 하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재정 전문가들도 지난 10일 열린 세미나에서 한국의 재정 지속가능성을 위해 재정준칙을 조속히 법제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정치권의 당리당략에 따라 주요 법안 논의가 배제되는 것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이긍원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야당의 대기업 특혜 비판에 대해 "반도체 기업이 대기업이 아닌 곳에 전 세계에 있는가. 이건 대기업 대 중소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의 시스템이 가느냐 죽느냐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2월 무역적자 50억원 중 반도체 수출 감소량이 대부분이다. 결국 반도체가 있어야 우리 무역 수지가 균형을 맞춘다"며 "반도체는 시설투자가 선행해야 되는데, 세금 감면이 안 이뤄지면 반도체 생태계가 어떻게 살아갈 거냐는 거다. 전 세계는 반도체 생태계 확보 경쟁에 들어갔는데, 우리나라만 주저하고 있다면 무역 적자가 계속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산업은 시기를 놓치는 게 크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의 성공 역사는 일본이 주춤하고 투자를 머뭇거릴 때 과감히 투자해서 성공했다. 지금이 적절한 시기라는 데는 전 세계적으로 공감하는데, 한국이 투자 경쟁에서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 있다면 걱정이 많이 된다. 반도체 산업을 하기에 좋은 여건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재정·사회정책연구부 선임연구위원은 "지난해 올해 예산 관리재정수지 적자 폭을 GDP의 2.56%로 잡았다. 이는 경기가 악화할 걸 충분히 생각하고 재정지출을 확장적으로 일부 가져간 것"이라며 "이미 재정지출을 총수입보다 많이 가져간 상황에서는 추경을 말할 게 아니라 재정준칙을 더 도입해야 한다. '지키도록 노력하자'는 신의칙이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법제화가 빨리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2.01. jtk@newsis.com
[이천=뉴시스] 김종택 기자 =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2023.02.01.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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