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 제외 주요 계열사 실적 급감
제약·백신 등 신사업도 적자 못 면해
회사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 나서
![[서울=뉴시스]](https://img1.newsis.com/2023/02/09/NISI20230209_0001192815_web.jpg?rnd=20230209165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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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사촌 동생인 최창원 부회장이 이끄는 SK그룹의 중간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가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실적이 악화돼 주목된다.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실적이 늘어난 SK가스를 제외하면 대부분 계열사들의 실적이 급감했고, 이에 회사채 발행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케미칼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8292억원, 영업이익 230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12.5% 줄었고, 영업이익은 58.5% 감소했다. SK케미칼 자회사인 SK바이오사이언스의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51% 줄어든 4567억원에 그치고, 영업손실 규모가 1150억원으로 늘었기 때문이다.
SK디스커버리의 혈액제 제조 자회사 SK플라즈마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각각 39.7%, 34.7% 증가했지만 여전히 적자(영업손실 81억원)를 벗어나지 못했다. 부동산개발 업체인 SK디앤디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69.3% 줄어든 643억원에 그쳤다.
SK디스커버리 계열사 중 실적이 좋아진 업체는 SK가스가 유일하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8조662억원, 3906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1위 업체인 SK가스는 LPG 수요 확대와 우호적인 환율로 사상 최대 실적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LPG 판매가 하락과 역(逆)기저효과로 실적 감소가 우려된다.
주요 계열사 실적이 이렇게 악화된 SK디스커버리는 회사채 발행으로 부랴부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이달 말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한다. 만기가 도래하는 기업어음(CP) 자금을 상환하고 유동성을 공급하려는 목적이다.
SK케미칼도 이달 중 1000억원 이상 회사채 발행을 위해 최근 주관사를 선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케미칼이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SK가스는 지난달에 22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한 바 있다.
SK디스커버리 주요 계열사가 부진의 늪에 빠지면서 사실상 SK그룹에서 분리돼 독립경영 중인 최창원 부회장 체제에도 진통이 예상된다. SK디스커버리는 최 부회장이 지분 40.18%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최 부회장은 2019년 SK디스커버리가 보유하던 SK건설 지분을 미래에셋에 매각하며 SK그룹과 연결고리를 끊었다.
단순 지분 관계만 보면 SK디스커버리는 새로운 그룹으로 SK그룹에서 독립할 수 있지만 SK그룹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SUPEX)추구협의회에 참여하는 등 SK그룹과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그룹은 현재 '따로 또 같이' 전략으로 여러 중간지주사가 경영을 해나가는 상황"이라며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은 서로 관계도 좋고, 계열분리 실익도 크지 않아 SK디스커버리가 당장 SK그룹에서 독립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전했다.
더욱이 SK디스커버리 주요 계열사들이 일제히 실적 부진을 보이면서 최창원 부회장의 경영 능력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 독자 행보는 더 멀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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