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열패밀리 존재 부각하며 세습 기정사실화"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또다시 공식 석상에 등장했다. 지난 7일 열린 건군절 기념연회에 검은 정장을 입고 나타난 건데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는 김 위원장이 북한 로열패밀리인 '백두혈통'의 무게감을 강조해 '4대 세습'을 기정사실화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마키노 요시히로 일본 히로시마 대학교 객원교수 겸 아사히신문 외교전문기자는 8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인터뷰에서 "김주애가 (공식석상에 등장한 것은) 지난해 11월에 두 번, 그리고 그해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결과를 보도하는 기록영화에도 등장해 이번이 네 번째"라며 이번 행보의 여러 가지 특징을 짚었다.
마키노 기자는 우선 김주애에 대한 표현이 지난해 11월에는 '사랑하는 자제분', '존귀한 자제분'이었지만 이번에는 '존경하는 자제분'으로 점점 표현이 강해지고 있다며 "'존경하는'이라는 표현은 '존경하는 노병 동지들'이나 '존경하는 시진핑 주석'처럼 쓰기도 하지만 경우에 따라 '존경하는 김정은 동지'처럼 최고지도자에게도 쓴다. 그런 표현을 딸한테 쓴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 김정은 위원장이 중간이 아닌 김주애가 중심에 있는 사진도 많았다며 "북한 사람의 입장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사진이다"고 특기했다.
그러면서 "김정은 총비서가 본인의 세습을 기정사실화시키고, 본인뿐 아니라 네 번째 후계도 세습한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암시하고, 로열패밀리를 공론화시켜 '문제가 있어도 그 책임을 지지 않고 문책시키지 못하는 존재'라는 것을 강조하려는 노림수가 있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다만 김주애가 후계자가 아니냐는 관측에는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았다.
앞서 국가정보원도 지난달 초 국회 정보위원회 보고에서 김 위원장이 '4대 세습'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주애와 함께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며 김주애를 김 위원장의 후계자로 판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답했다.
전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는 김 위원장이 인민군 창건 75주년을 앞두고 전날 군 장성 숙소를 찾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존경하는 자제분과 함께 도착했다"며 딸 김주애가 동행한 것을 언급했다.
이날 관영매체가 공개한 사진을 보면 김주애와 함께 리설주도 참석했지만 매체는 리설주의 이름은 따로 호명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숙소 방문 이후 건군절 기념 연회에도 딸과 부인을 대동해 참석했다.
이날 노동신문은 김정은이 군 장령들의 박수를 받으며 김주애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연회장에 들어서는 사진을 1면 하단에 게재하고, 2면 상단에는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 김주애를 앉히고 김주애가 중앙에 들어가는 사진을 공개하는 등 '김주애 띄우기'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김주애는 이날 흰색 블라우스에 검은색 치마 정장을 입고 반묶음 머리를 하는 등 리설주 여사와 똑 닮은 어른스러운 모습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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