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생 열풍'에 아마추어 취미 활동 영역 확대
취미로 자아실현하고 부캐로 수익 창출까지
김윤경 피아니스트, 아마추어 연주 활동 지원
【서울=뉴시스】강운지 인턴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신(God)'과 '인생(生)'의 합성어인 '갓생(부지런하고 모범적인 삶)' 열풍이 불며 직장인 취미 분야의 열기가 뜨겁다. 유튜브에서는 '퇴근 후 취미생활 브이로그' '직장인 취미 추천' 등의 콘텐츠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분야는 악기, 미술, 무용, 스포츠, 코딩 등 다양하다.
취미는 이제 단순히 배우고 즐기는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직장인 취미 미술 전시회가 열리고, 아마추어 무용단 및 오케스트라가 창단되는 등 취미로 예술을 즐기는 사람들이 활동하는 영역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서울시민교향악단은 국내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중 최초로 지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베토벤 교향곡 전곡을 연주했다. 이처럼 향후 취미 시장은 계속해서 전문화할 전망이다.
취미 활동은 또 다른 삶, 또 다른 자아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많은 사람들이 생계를 위해 일하는 '본캐(본캐릭터)'와 즐거움을 위한 '부캐(부캐릭터)'로 함께 활동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간혹 부캐로 'N잡러'가 되는 경우도 있다. 브이로그 등으로 크리에이터 수익을 얻거나, 취미 분야의 자격증이나 학위를 취득해 부업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인 예다. 2020년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 중 19.6%가 '취미생활을 통해 추가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이런 '부캐' 활동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천체 관측 유튜버 '나쫌'은 별이나 달, 천체를 촬영해 영상으로 보여주는 유튜버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취미로 즐기던 천체 관측이었지만 유튜브를 시작하면서 전문가 못지않게 유명해졌다. 영상이 주는 시각적 아름다움과 편한함이 시청자들을 점점 끌어모았고 나쫌은 구독자 21만명을 보유한 유튜버가 됐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이용해 아마추어들이 취미 활동을 돕는 프로들도 나오고 있다. 유튜브 채널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을 운영 중인 피아니스트 김윤경 대표가 그 예다. 김 대표는 영상을 통해 클래식 음악을 쉽게 소개하고 아마추어들의 연주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아마추어 피아노 콩쿨을 성황리에 개최하기도 했다.
김 대표 본인 역시 본캐인 피아니스트와 부캐인 크리에이터를 병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시작한 유튜브 채널은 현재 16만1000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에 클래식 음악을 사랑하는 인구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다"며 놀라움을 표했다. 그는 "남 앞에서 무언가를 할 수 있을 정도까지 갔으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있었겠냐. (참가자들이)스스로 자랑스럽고 대견하다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다만 김 대표는 본업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중심을 잡아나갈 생각이다.
그는 “올해에는 독주회를 여는 등 본캐에 집중할 것”이라면서 "사람의 부캐는 본캐 없이 있을 수가 없다. 내가 하는 일은 피아니스트라는 정체성 위에 있다. 그게 기반이 돼야 하고 제일 탄탄해야 한다"고 말했다. 취미 및 부업을 가지기에 앞서, 본업을 굳건히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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