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아동학대치사 혐의 영장실질심사 출석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사흘 동안 집에 홀로 방치해 2살 남아를 숨지게 한 20대 친모가 언론에 모습을 드러냈다.
4일 오후 1시48분께 아동학대범죄의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받는 A(20대)씨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인천 미추홀구 인천지법에 들어섰다.
경찰의 호송타를 타고 온 A씨는 “아이에게 미안하지 않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엄청 미안하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외출한 동안 아이가 잘못될 것이란 생각을 하지 못했나”, “아이에게 마지막으로 밥을 준 게 언제냐”, “아이를 살해할 의도로 방치했나”라는 물음에도 고개를 숙인 채 영장실질심사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A씨의 영장실질심사는 이날 오후 2시께부터 봉지수 인천지법 영장당직 판사의 심리로 진행되며 구속여부는 오후 늦게 나올 예정이다.
그는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2일까지 사흘 동안 인천 미추홀구 자택에 아들 B(2)군을 홀로 두고 외출하는 등 학대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오전 2시께 귀가한 A씨는 “아들이 숨을 쉬지 않고 있다”며 119에 신고했고, 공동대응에 나선 경찰은 학대 혐의를 식별하고 A씨를 곧바로 붙잡았다.
조사 과정에서 A씨는 경찰에 “지인이 일을 좀 도와달라는 말에 돈을 벌기 위해 인천 검단오류역 인근으로 갔다”면서도 “집을 장기간 비울 생각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추울 것으로 예상돼 집의 보일러를 최대한 높인 뒤 집을 나섰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부터 “B군은 장기간 음식물이 공급되지 않은 이유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B군의 신체에서 외력에 의한 상처, 골절 등 치명상이나 특이손상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1차 구두소견을 전달받았다.
국과수는 B군의 기저질환 관련 여부와 기타 화학·약물 등 정밀검사를 진행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힐 계획이다.
A씨는 남편과 다툰 뒤 지난해 여름부터 별거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남편에게서 매주 5만원 남짓한 생활비를 받으며 아이를 혼자 키워왔다.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수도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도 제대로 내지 못했다.
앞서 A씨 부부는 2021년 초 복지사각지대 일제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하지만 이들은 복지제도 혜택 등을 안내하는 행정당국의 도움을 무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A씨는 일정한 직업을 갖지 않고, 택배 상하차 등의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생활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범행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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