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린 내 주식, AI에 맡겨볼까…수익률 뚜껑 열어보니

기사등록 2023/02/05 16:00:00

최종수정 2023/02/05 16:04:48

로보어드바이저 가입자 33만명…2년 새 56% 급증

운용규모 1조8000억원

연환산 누적 수익율 1.24%…위험성향이 높아

리스크 감지해 수익 방어하기도

전문가들 "AI도 한계 분명해…맹신 금물"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 재테크. (사진=뉴시스 DB).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인공지능(AI) 재테크. (사진=뉴시스 DB).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한재혁 기자 = 주식 시장의 불황실성이 커지면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자산관리 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다. 연결 계좌에 돈만 넣어두면 주식을 잘 몰라도 소액으로도 AI가 성향에 맞는 상품을 직접 굴려주기 때문에 20·30세대를 중심으로 로보어드바이저를 활용하는 금융 소비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5일 핀테크 업계에 따르면 로보어드바이저 기반 자산관리와 투자 일임 서비스를 제공하는 국내 주요 업체는 파운트·핀트·에임·콴텍 등이 있으며 스타트업까지 합하면 모두 2000여 곳이 있다.

이들 업체들은 '로보어드바이저'를 기반으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공한다. 이 기술은 컴퓨터 알고리즘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인간 프라이빗뱅킹(PB) 대신 AI가 포트폴리오 관리를 수행하는 기술이다. 크게 '투자자문형'과 '투자일임형'으로 나뉜다. 투자자문형은 자문만 해주고 최종 투자는 투자자가 직접 내리는 방식이고, 투자일임형은 AI가 알아서 투자 상품을 추전하고 실행까지 알아서 운용한다.

설문을 통해 '적극 투자형'나 '안전 선호형' 등의 투자 성향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를 기반으로 상장 기업의 주식 가격, 재무상태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형 투자를 진행한다. 

코스콤이 운영하는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로보어드바이저 가입자 수는 33만8179명으로 2020년 말(21만5452명) 보다 56.9% 급증했다. 총 운용 규모 역시 2020년 12월 1조424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1조8119억원으로 불어났다.

반면 수익률은 아직 미미한 상황이다. 로보어드바이저 테스트베드센터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전체 로보어드바이저 업계의 연환산 수익률은 누적 1.24%를 기록했다. 최고 수익률은 1242.59%를 기록하기도 했다.

유형별로는 안정추구형이 연 환산 0.45%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위험중립형 1.74%, 적극투자형이 3.59%로 나타났다. 위험을 감수하는 적극투자형일 수록 수익이 더 높았다. 업종별로는 은행이 1.86%, 증권사가 1.87%인 반면 자산운용사 -3.64%, 자문일임 -1.50%, 핀테크 등 기술업체 -6.11%다.

로보어드바이저가 시장의 이상 현상을 감지하고 24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대처하기 때문에 성공적인 케이스도 있다. 실제로 콴텍의 큐엑스 모듈은 지난해 상반기 발생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이로 인한 원자재 대란이 발생했을 당시 이를 위험 신호로 판단해 위험자산 비중을 줄였다. 이로 인해 주가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초 대비 8.99%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반면, 같은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는 각각 -12.94%, -16.46%를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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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어드바이저는 특히 2030세대를 중심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은행·증권사의 PB 서비스를 받으려면 최소 1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이 있어야 하지만, 10만~300만원의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사람이 아닌 AI가 자동으로 투자하는 방식에 대해 거부감이 없는 세대 특성이 배경으로 풀이된다. 디셈퍼앤컴퍼니자산운용이 운영하는 AI 자동투자 앱 '핀트'의 이용자 구성을 보면 20대(39%)와 30대(21%)가 전체 사용자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계는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젊은 층 고객을 유입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모바일 앱 이용과 AI에 익숙하지만 초기 투자 자금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2030세대에 집중한 것이다. 핀트의 경우 초기 투자 자금 20만원부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액투자자만 이용할 수 있었던 일임투자를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 된 것 같다"며 "초기에는 자금력이 확보된 40대 이용자가 다수였으나 최근엔 2030세대를 중심으로 이용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젊은 세대의 경우 앱을 이용하는 능력이 뛰어나 최근 급증한 다운로드 수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운트와 콴텍은 연 수익의 15%를 수수료로 낸다. 핀트는 이보다 낮은 9.5%를 수수료로 매긴다. 수익이 나지 않으면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다만 전문가들은 '맹신은 금물'이라는 입장이다. 기업의 실적이나 자산 보유 등 수치 데이터를 알고리즘이 판단하다 보니 여전히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로보어드바이저는 어디까지나 알고리즘에 기반한 판단이 주축이 되다보니 투자시장에 구조적인 변화가 생긴다면 그 변화에 맞춰 모델을 수정해야 한다"며 "이 때문에 절대적인 신뢰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대종 세종 경영학부 교수도 "AI 자동투자는 재무제표나 실적 등의 데이터를 근거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수치 외의 정보에는 둔감한 면이 있다"며 "AI의 추천은 참고는 하되 맹신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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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린 내 주식, AI에 맡겨볼까…수익률 뚜껑 열어보니

기사등록 2023/02/05 16:00:00 최초수정 2023/02/05 16: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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