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연습장·사우나는 이미 필수요소
고급화·차별화로 아파트 가치도 상승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아파트 커뮤니티 시설(공동 이용시설)이 진화하고 있다. 골프연습장과 사우나는 이미 분양 아파트 단지의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고, 고급 커뮤니티 시설과 입주민들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변화가 거세지고 있다.
신축 단지들의 커뮤니티 시설에는 피트니스, 키즈카페, 골프장, 독서실 등은 기본이다. 최근에는 라운지와 카페테리아, 루프탑, 영화관, 수영장, 스트릿 몰 등 다양한 차별화된 특화시설이 들어서고 있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커뮤니티 시설은 애물단지였다. 헬스장과 독서실, 노인정 등으로 시설이 한정적인 데다, 규모와 장비도 구색 갖추기에 불과해 입주민들의 이용도 적고, 관리비를 축내는 시설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 커뮤니티 시설의 위상이 달라졌다. 코로나 이후 입주민들의 생활 반경이 줄고, 멀리 나가지 않고 즐길 수 있는 문화·여가 활동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 단지 내에서 취미 생활부터 업무까지 다양한 활동들을 할 수 있는 다채로운 시설들이 주목을 받았다. 특히 차별화한 커뮤니티 시설은 아파트 단지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형성하고,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커뮤니티 시설이 아파트 단지의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활용되면서 건설업계는 특화된 커뮤니티 시설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1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건설사들이 커뮤니티 시설 상품성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020년 11월 GS건설은 국내 건설업계 최초 커뮤니티 통합 서비스 브랜드인 '자이안 비'(XIAN vie)를 출시했다. 이후 CGV, 금영엔터테인먼트, 아워홈, 자란다, 째깍악어, 놀담, 클래스101, 모빌리티 등 각 업계 선두 기업들과 업무협약을 맺고, 아파트 커뮤니티를 '라이프타임 플랫폼'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GS건설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서초그랑자이'는 국내 최초로 CGV 골드클래스급 영화관을 도입했다. 입주민들은 영화를 비롯해 뮤지컬, 오페라, 클래식, 스포츠 생중계 등 각종 문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자이가 추구하는 아파트는 마치 입주민이 내 집처럼 꾸민 '커스터마이징 아파트'다. 자이는 이를 위해 '큐레이팅 서비스'에 공을 들이고 있다. 자이 단지의 커뮤니티 시설은 지금까지와는 달리 주거 서비스 외 다양한 문화, 교육, 식음 전 분야의 큐레이팅 서비스로 입주민 취향에 맞춰진 아파트로 변신 중이다. 예를 들어 SPC가 개발하는 '오픈 커피 스테이션'은 산지별 최상의 커피와 '자이 시그니처 블렌드' 커피를 제공한다.
최신 트렌드나 고급 취향을 일방적으로 공급하는 종전의 방식을 넘어 입주자들의 취향에 따른 커뮤니티 콘텐츠를 제공해 자이 입주민은 단지 안에서 자신만의 소비 경험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이 충북 음성에 첫선을 보인 '음성 아이파크'에는 차별화된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힐링 공간인 캠핑장을 비롯해 골프연습장, 사우나, 피트니스센터 등이 조성된다. 자녀를 위한 독서실과 스터디, 키즈라운지도 제공된다.
아이들을 위한 특화 커뮤니티 시설이 들어서는 단지도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경기 양주시 옥정동 옥정택지개발지구에 건립된 '양주옥정 유림노르웨이숲'이 대표적이다. 옥정신도시 최초로 단지 내 실내 놀이터와 온실하우스(보타닉 가든)을 마련하고 어린이집, 키즈 도서관, 맘스라운지 등 키즈 중심의 커뮤니티시설을 갖췄다. 실내 놀이터는 업계 1위 플레이타임 그룹의 '리틀챔피언'을 도입해 '리틀 노르웨이숲'이라는 약 661㎡(200평) 규모의 키즈카페를 기획했다.
입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 고급화·차별화 움직임도 본격화하고 있다. 개포래미안포레스트는 어린이집, 도서관, 작은 도서관 등 기본적인 주민 공동 시설을 비롯해 여러 커뮤니티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프장부터 스크린골프·기구 필라테스·헬스(PT)·사우나 시설과 카페테리아, 레스토랑, 키즈룸, 게스트하우스, 공유 오피스까지 운영하고 있다. 또 다양한 GX 프로그램(요가·줌바·방송·라인댄스·바둑교실 등)을 제공 중이다.
특히 다양한 커뮤니티센터 중 '숲레스토랑'은 입주민들의 만족도가 높다. 지난 2021년 7월 신세계푸드와 위탁계약을 맺고 입주민들에게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 조·중식을 제공하고 있다. 입주민 기준 한 끼 식사 가격은 7000원으로, 중식과 양식, 아시안 푸드 등 호텔 뷔페급 요리를 즐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이탈리아 100여년 전통의 커피 브랜드인 '라바짜'(Lavazza) 원두로 만든 아메리카노 한 잔 가격은 단돈 2000원으로 입주민들이 자주 찾는 시설 중 하나다. 또 커뮤니티 시설 내에는 2만권의 책이 있는 도서관과 키즈룸을 비롯해 최상층인 35층에 자리한 '스카이라운지'와 '하늘도서관'에도 입주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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