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학부 등록금 3.95% 인상 만장일치 결정
총장 "14년 동안 동결해 재정 거의 바닥나"
"추가 재정으로 장학금 손해 없게 하겠다"
"시설, 기자재 교육환경 개선에 모두 쓸 것"
[서울=뉴시스]김경록 기자 = 10년 넘게 동결된 등록금을 올해 사립대학 최초로 인상한 동아대 총장이 한계에 다다른 재정 위기로 인상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이해우 동아대 총장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정기총회가 진행된 31일 오후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에서 취재진과 만나 "등록금 동결이 14년 동안 누적되다 보니 학교 재정이 거의 바닥 났었다"며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밝혔다.
앞서 동아대 등록금심의위원회는 지난 27일 제6차 회의를 열고 학부 등록금 3.95%, 대학원 등록금은 3.86% 인상하는 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 총장은 "예산 중에 인건비가 80%, 교내 장학금이 15%로 총 95%가 (고정적으로) 지출되다 보니까 학교에 대한 교육환경 개선이나 시설개선에 전혀 엄두를 못 냈다"며 "학생들이 등록금 올리더라도 화장실 좀 고쳐달라고 하더라"라고 털어놨다.
현재 등록금 동결은 2012년부터 적용된 국가장학금Ⅱ 규제로 이뤄지고 있다. 등록금을 한 푼이라도 올린 대학에겐 저소득층을 위한 국가장학금 Ⅱ유형이 지원되지 않는 구조다.
앞서 2009년에도 등록금 규제가 있었다. 당시 교육과학기술부는 근로장학금 예산 지급액을 평가하는 지표 20%에 '등록금 인상률'을 포함시켜 등록금 동결을 유도했다. 이때부터 등록금을 동결해왔다면 지난해까지 14년째 등록금을 동결한 셈이다.
이에 따라 동아대엔 올해 국가장학금Ⅱ가 지원되지 않는다. 이 총장은 "(등록금 인상으로) 50억원 정도 여유자금이 생겨 20억원 정도인 국가장학금Ⅱ 재원을 어떻게든 마련해 학생들이 손해를 안 보게 하겠다"고 밝혔다.
또 인상된 등록금으로 생기는 추가 재정은 "다른 데 전혀 쓰지 않고 교육환경 개선에 쓰겠다"며 "학생들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이 필요한 사항을 요구하면 그걸 최우선적으로 해주겠다. 약속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동아대가 재학생 1만 명 이상인 35개 대학 중 등록금이 31~32위였다. 최하위 수준"이라며 "등록금을 4% 인상해도 700만원 정도인데 아직도 낮다. 추가 인상에 대해서는 지금 말하긴 어렵지만 학생 동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고민을 해보겠다"고 밝혔다.
'등록금 자율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사립대는 해주지 않겠나 희망을 가져본다"며 "다른 대학은 주저하고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내년부터는 물꼬가 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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