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이틀 앞둔 19일 고속터미널 귀성객 몰려
지난해 4월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후 첫 설 명절
"작년엔 못갔는데 올해는 부모님과 함께라 행복"
[서울=뉴시스]박광온 기자 = 본격적인 설 연휴를 앞둔 19일 서울 지역 터미널과 기차역은 설렘과 기쁨을 안고 오랜만에 고향으로 향하는 이들로 북적였다.
특히 지난 3년간 극심했던 코로나19 유행세로 부모님을 자주 뵙지 못했던 이들은 거리두기 해제 후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간다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 명절이 이틀 남았으나, 연차를 사용해 미리 귀성하려는 시민들도 많았다.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고속버스터미널은 이른 귀성길에 오르는 이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귀성객들은 한 손에는 여행용 커리어를, 다른 한 손에는 가족들에게 줄 선물을 들고 차편 시간에 맞춰 바쁘게 걸음을 옮겼다. 방학을 맞은 아이들은 부모님의 손을 잡고 재잘재잘 떠들고 웃으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큰 백팩을 메고 한 손에는 캐리어를 든 채 기자와 만난 최성현(30)씨는 들뜬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최씨는 지난 2021년 대구에서 상경해 서울 동작구에서 자취하며 취업 준비를 했는데, 며칠 전 원하던 기업에 합격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 2년 동안은 취업 준비와 코로나 유행세 때문에 서울에서 외롭게 지냈다"며 "이번 설에는 부모님과 함께 지낼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서울 관악구에서 온 김경란(48)씨는 아이들과 함께 고향인 충남 서천으로 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양 손에는 잘 포장된 선물꾸러미를 든 채였다.
김씨는 "저는 연차를 써서 아이들과 먼저 친정에 가고 남편은 내일 저녁에 내려온다"며 "오랜만에 부모님을 뵐 걸 생각하니 너무 설레 이것저것 선물을 샀다"고 말했다.
오랜만에 보는 고향 친구들과의 만남을 기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서울 구로구에 사는 박현지(29)씨는 "본가가 광주에 있는데 친구들과 만날 약속을 잡아놨다"며 "워낙 어릴 때부터 막역했던 사이라 그 친구들과 웃고 떠들 걸 생각하면 벌써부터 설레고 기쁘다"고 말했다.
경부고속철도(KTX)가 있는 서울 중구 서울역도 귀성행렬로 분주했다.
설 연휴 앞뒤로 연차를 이틀씩 더 붙였다는 30대 직장인 박규민씨는 "작년에 미소진 연차가 쌓여서 길게 휴가를 갔다오려고 한다"며 "지난 한해는 참 힘든 일도 많았어서 잘 버텨낸 나 자신에게 큰 위로와 휴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깔끔하게 군복을 갖춰 입고 기차를 기다리던 현역 군인 최모(22) 병장은 "이제 군 생활도 한 달 정도밖에 안 남았다"며 "말년 휴가를 17일 정도 모아놔서 행복한 명절과 휴가를 보낼 것 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설 연휴 기간인 오는 20일부터 25일까지 6일간 총 2648만명, 하루 평균 530만명이 이동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설 연휴 일평균 이동인원 432만명과 비교해 22.7%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번 설은 작년 설보다도 연휴 기간이 하루 더 짧아 귀성 소요시간도 오래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귀성 시 승용차를 이용할 경우, 고속도로 최대 소요시간은 서울 기준 부산 8시간40분, 대전 5시간, 광주 7시간40분, 목포 8시간30분, 강릉 5시간20분이다. 귀경은 부산 8시간15분, 대전 4시간15분, 광주 6시간35분, 목표 6시간55분, 강릉 4시간30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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