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학군지 백화점 20년만의 변신…"'더현대 목동' 스타일로"

기사등록 2023/01/16 16:24:18

최종수정 2023/01/16 17:02:11

20년만의 리뉴얼 마친 현대百 목동점 가보니…여의도 '더현대 서울' 성공 공식 접목

"MZ 겨냥한 MD 전면 개편…1층 로비, 아웃도어 매장 대신 지역 커뮤니티시설로"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1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3층 ‘스포츠 그라운드’ 매장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1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3층 ‘스포츠 그라운드’ 매장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온라인 인기 브랜드가 다 모였네요, 입점 브랜드나 공간 인테리어에서 '더현대 서울' 스타일이 보여요. 일반 도심 상권이 아닌 학군지 속의 백화점이란 특성도 반영된 듯 하고요. 사실상 '더현대 목동'이라 불러도 되겠네요." (현대백화점 목동점 방문객 A씨)

강남 대치동과 함께 서울의 대표적인 학군지로 꼽히는 목동의 백화점, 현대백화점 목동점이 '더현대 서울'의 DNA를 심고 20년 만에 대대적 변신을 하며 고객 모시기에 나섰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도심 상권의 더현대 서울(여의도),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영등포)과 함께 서울 서남권 백화점으로 지역이 다소 겹칠 뿐 아니라 최근 명품 루이비통 등 주요 매장 철수 등의 영향으로 지난해 매출이 5% 소폭 줄었다.

지난해 해외 명품 등 매출 성장에 힘입어 백화점 업계 실적이 그 어느 때보다 호황기였고, 인근의 더현대 서울과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이 모두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목동점의 매출 하락은 뼈아프다.

이에 목동점은 개점 2년 만에 매출 1조 원을 눈앞에 둔 더현대 서울의 성공 공식을 목동에 이식하며 학군지 고유의 특성을 반영, 점포 경쟁력을 끌어올리려 한다.

최근 기자가 찾은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지난해 개점 20주년을 맞아 본관 지하 1·2층과 별관 유플렉스 4개층(별관 1층~지하 3층)의 재단장을 시작했고, 1년 만인 지난달 리뉴얼을 마친 모습이었다.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 단지 뿐 아니라 영등포(여의도)·구로구 등 서울 서남권, 인천·부천·광명 등 수도권 서남부 등의 소비자를 겨냥한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더현대 서울,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해 타깃 층이 다소 중복된다.

여기에 목동점에 있던 루이비통 매장이 지난해 8월 31일부로 영업을 종료한 후 철수해 현재 목동점에는 '에루샤'(에르메스·루이비통·샤넬)' 등 대표 명품이 없는 실정이다. 루이비통 매장은 목동점에서 빠지는 대신 올해 안에 더현대 서울에 입점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근에 새로운 대형 백화점이 들어서고, 집객에 유리한 대표 명품 매장이 빠지면서 지난해 목동점 매출은 곤두박질쳤다. 목동점은 지난해 6595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4.8% 빠진 수치다.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를 봐도 2021년 14위에서 지난해 17위로 밀렸다.

반면 인근에 있는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목동점 뒤를 바짝 쫓았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의 지난해 매출은 65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7.1%나 증가했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루이비통 매장이 입점돼 있는 점포로, 목동점의 명품 고객 수요가 이곳으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매출 순위 역시 2021년 20위에서 지난해 18위로 목동점 뒤를 이었다.

더현대 서울은 개점 2년 만에 9500억원의 매출을 거뒤 전년 동기 대비 43%나 성장했다. 내년이면 1조 클럽에 무난히 가입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한다.

이에 목동점은 지난해 20년 만에 점포 리뉴얼에 나섰고, 더현대 서울이 단기간에 성장할 수 있었던 성공 전략을 대거 투입했다.

더현대 서울은 에루샤로 일컫는 대표 명품 매장이 없는데도 파격적인 공간 디자인과 매장 구성, 차별화된 MD 경쟁력 등으로 MZ세대를 집중 공략해 급격히 성장한 점포다.

지하 2층을 '크리에이티브 그라운드'로 꾸며 MZ세대를 겨냥해 스니커즈 리셀 전문 매장인 'BGZT(번개장터)랩', 명품 시계 리셀숍 '용정콜렉션' 등 국내 백화점에서 보기 힘든 매장을 대거 입점시켰고, '앤더슨벨', '인사일런스' 등 디자이너 브랜드와 신진 패션 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1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 스트리스 패션 편집숍 '피어(PEER)' 매장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1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지하 2층 스트리스 패션 편집숍 '피어(PEER)' 매장의 모습. *재판매 및 DB 금지

목동점 역시 더현대 서울의 전략처럼 MZ세대를 집중 공략하는 차별화한 MD 경쟁력을 곳곳에 심었다. 우선 지하 2층에 MZ세대 전문관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를 열었고, 지하 3층에는 '스포츠 그라운드'를 오픈했다.

크리에이티브 스페이스에는 MZ세대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는 온라인 패션 브랜드 'Mmlg'뿐 아니라 브랜드 '이얼즈어고'를 전개하는 '어파트프롬댓', '어나더오피스'를 운영하는 '스왈로우라운지' 등이 백화점 최초로 입점했다. 스포츠그라운드에는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등 다양한 스포츠 브랜드를 한 자리에 모았다.

여기에 현대백화점이 운영하는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 '피어(PEER)'도 지난해 12월부터 문을 열었다.

이곳은 스포티앤리치, y프로젝트 등 30여 개 국내외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와 홀츠베일러 등 수입 컨템포러리 브랜드 등 총 100여 개 브랜드를 한 자리에서 소개하는 편집숍으로 현대백화점이 MZ세대를 겨냥해 선보이는 대표적 콘텐츠다.

이번에 오픈한 목동점을 비롯해 더현대 서울, 무역센터점, 판교점 등 총 10개의 현대백화점 점포에 입점해 있다.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1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별관 1층에 있는 호텔 로비 콘셉트의 '더 로비'.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미선 기자=12일 현대백화점 목동점 별관 1층에 있는 호텔 로비 콘셉트의 '더 로비'. *재판매 및 DB 금지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MZ세대를 집중 공략한 공간을 구성한 것과 동시에 학군지라는 상권 특성을 반영한 공간을 넣어 차별화를 꾀했다.

목동은 대표적인 학군지로, 현대백화점 별관과 본관 사이 도로는 통학차량이 자주 드나는 곳이다. 자녀를 등교 혹은 등원시킨 학부모를 겨냥해 지역 커뮤니티 시설을 이번에 별관 1층에 새롭게 선보였다.

별관 1층은 기존 아웃도어 매장이 대부분이었으나 이번 리뉴얼을 통해 호텔 로비 콘셉트의 '더 로비'로 탈바꿈했다. 더 로비는 원과 아치가 적용된 독특한 매장 디자인에 쇼핑뿐 아니라 아트·다이닝·카페 등 커뮤니티가 공존하는 문화공간으로 꾸몄다.

대표적인 매장으로 'LCDC', '벨벳트렁크' 등 서울 청담동·성수동 등에서 인기 높은 편집숍과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비롯해 와인 전문매장 '와인웍스', 스페셜티 커피 브랜드 '카페키츠네' 등이 있다.

한편 현대백화점은 이 같은 더현대 서울의 성공 전략을 목동점 뿐 아니라 타 점포에 심으며 '제2의 더현대 서울'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달 16일에는 현대백화점 대구점이 1여년간 재단장 공사를 마치고 '더현대 대구'로 리뉴얼 오픈했고, 현재 추진 중인 광주복합쇼핑몰 사업도 관광·문화·예술·여가와 쇼핑을 융합한 국내 최초의 문화복합몰 '더현대 광주'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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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학군지 백화점 20년만의 변신…"'더현대 목동' 스타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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