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안탄압 제주대책위·민주노총 제주, 9일 성명
"정부가 간첩단 사건 조작…노동계 무력 의도"
국정원, 북 지령 받아 'ㅎㄴㅎ' 결성 3명 조사 중
[제주=뉴시스] 오영재 기자 = 제주도 내 정당 및 농민 단체 관계자들이 반정부 활동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국정원 조사를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단체들이 이를 두고 '정권위기 탈출용 공안사건 조작'이라고 규정하며 규탄하고 나섰다.
공안탄압저지 및 민주수호 제주대책위원회는 9일 성명을 내고 "윤석열 정부가 위기에 빠진 정국을 돌파하려는 수단으로 케케묵은 간첩단 사건을 공개하면서 공안정국을 조성하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수사가 현재 진행 중이고 아직 기소조차 이뤄지지 않은 사건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에 명시된 내용 만을 토대로 간첩단 사건으로 부풀렸다"며 "제주도청 앞에서 공개적으로 진보 정당 후보 지지 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한 것까지 친북 활동으로 내몰고 있는 식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정원이 대공수사권이 이양되는 시기에 맞춰서 짜맞추기식 수사로 국가보안법과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려는 행태로 볼 수밖에 없다"며 "최근 북한의 무인기 침투사건으로 안보 공백의 책임이 불거지는 윤석열 정부가 간첩단 사건을 조작해서 보수 언론에 흘리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노총 제주본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민주노총 흠집내기와 공안정국 조성 시도를 중단하라"고 밝혔다.
본부는 "윤석열 대통령의 반노조 정책 기조를 뒷받침하면서 노동 개악과 사회적 퇴보에 반대하는 민주노총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로 밖에 볼 수 없다"며 "제주지역 노동자들의 자발적인 결사체로써 조합원의 민주적인 의사 결정에 따라 행동하는 조직"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국정원은 경찰과 함께 지난해 말 두 차례에 걸쳐 도내 정당 및 농민단체 관계자 3명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자택 압수수색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7년 캄보디아에서 북한 대남 공작원을 만나 지령을 받고 'ㅎㄴㅎ'라는 조직을 결성, 반정부 활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이들이 지난해 11월까지 북으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한미 군사훈련 중단', '반미 투쟁 확대' 등의 구체적 지령을 받고, 지령 이행 여부 등을 북에 보고한 정황도 파악했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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