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내내 검찰 수사 대비 무혐의 입증 주력
변호인과 조사 예행 연습 등 사실관계 재점검
'당당한' 당 대표 이미지로 분위기 전환 예측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오는 10일 검찰에 출석한다. 현직 야당 대표가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는 것은 초유의 일이다. 이에 따라 이 대표는 주말 내내 일정을 비우고 검찰 수사에 대비에 들어갔다.
현직 제1야당 대표가 검찰 소환 요구에 출석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상호 민주당 의원은 전날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사람들이 너무 쉽게 얘기하는데 대한민국 정치사에 제1야당 당수를 구속한 전례가 없다"며 "나라가 뒤집어진다. 유일하게 한 것은 김영삼 당수를 국회의원에서 제명한 적이 있다. 그때 박정희 정권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잘 보셔야 하는데 제1야당 당수를 구속시킨다, 명백한 100% 증거도 없는데. 그런 일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능하다고 생각하나"라고 했다.
이어 "대장동이 어쩌니 저쩌니 하는데 지금 1, 2년이 지나도록 그 문제로 소환을 못하지 않나. 소환하는게 결과적으로 성남FC다. 왜? 구체적으로 기업으로부터 돈이 오간 것을 명백히 증명할 수 있는 건 그 광고 받은 돈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야권에선 검찰이 기소여부를 떠나 망신주기 차원에서 이 대표를 소환했다는 불만이 많다. 이 대표 혐의의 입증 유무를 떠나 검찰의 칼 끝이 이 대표를 향한 만큼 기소까지는 정해진 시나리오라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이 달 말 설 명절 전 검찰 출석하는 모습을 보이면 여론전에서 불리하지 않겠냐는 게 민주당의 예측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여론이 47.4%(실제 비리 존재할 것) 대 44.4%(정치보복)로 팽팽한 구도를 보이는 만큼 이번 검찰 출석이 앞으로의 여론 변화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반응도 있다.
실제 검찰은 이 대표 조사 이후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검찰은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검에서 맡고 있는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수원지검이 진행 중인 변호사비 대납 의혹 등에도 연루됐을 가능성을 살피고 있기 때문에 추후 다른 건으로도 계속 소환 조사 및 영장 청구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표는 검찰 수사에 철저한 대비에 들어갔다.
이 대표는 검찰의 예상 질문 등에 대해 변호인단과 함께 예행 연습을 하면서 과거 경찰 수사 때 밝힌 사실관계들을 재점검하며 반드시 무혐의를 입증하겠다는 결기를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번 검찰 조사를 계기로 '당당하게 맞서는' 당 대표로서의 면모를 통해 지지세력을 다지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내고 있다.
친명계를 중심으로는 검찰의 행태를 정치보복 또는 정치탄압으로 규정하고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있다. 민주당 법률위원회와 정치탄압대책위원회 등이 이 대표 사법리스크 대응을 이어오고 있다는 점이 일례다. 조정식 사무총장은 지난 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석 당일 본인과 당직자들이 함께 갈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 대표가 결심한 만큼 이번 출석을 통해 명백함을 입증할 수 있고 여당을 중심으로 나오는 '방탄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내에서는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가 개인의 사법리스크를 당과 분리해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대표의 리스크로 인해 당 전체가 위기를 겪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과거 사례처럼 직을 내려놓거나 당을 떠나 개인의 명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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