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국선변호인]①1심 기본 보수 20만원, 피고인 국선 '절반'...양질 법률지원 '글쎄'

기사등록 2023/01/04 07:00:00

최종수정 2023/01/04 08:32:47

도입 10여년 제도 현주소부터 개선안까지

"기본보수 자체 낮아…1심 기본이 20만원"

"기본 이상 일하지만 증액도 적용 어려워"

"이대로라면 피해자에 서비스 제공 무리"

뉴시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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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신귀혜 기자 = 피고인이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듯, 성범죄 등의 피해자들도 국선변호인을 선임할 수 있다.

이들은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지만 처우는 천차만별이라는 게 법조계의 시선이다. 피해자 국선변호사에 대한 처우 개선이 없다면 '향후 피해자들에 대한 양질의 법률서비스 제공이 힘들 것'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성폭력피해자 국선변호사의 기본 보수는 피고인 국선변호사 기본 보수의 절반을 밑도는 수준이다.

피해자 국선변호사 제도는 성폭력·아동학대·장애인 학대 피해자에 대해 사건 발생 초기부터 수사, 재판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전문적인 법률 지원을 제공하는 제도로 2012년부터 시행됐다.

피해자 국선변호 사건만 담당하는 전담변호사, 개인 수임사건과 피해자 국선 사건을 병행하는 비전담변호사로 구분해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체 635명 가운데 전담변호사는 35명, 비전담변호사는 600명. 피해자 국선변호사 대부분이 비전담 형태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개인 사건을 수임하며 피해자 국선변호사 업무를 병행하는 이들 비전담변호사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처우가 열악해지고 있다'고 호소한다.

피해자 국선변호사의 업무는 크게 수사 단계와 공판 단계로 나뉜다. 수사 과정에서는 피해자 대면상담, 고소장 및 의견서 작성, 수사기관에서 이뤄지는 피해자조사 참여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공판 과정에서는 의견서 등 서면작성, 피해자 증인신문 참여 등의 업무를 하게 된다.

이 업무는 모두 1회씩 수행할 경우 기본업무로 간주해 기본 보수를 받는다. 이후 추가로 이 업무들을 수행하면 증액규정이 적용돼 추가 보수를 지급 받는다. 다만 증액규정을 적용 받으려면 별도로 서류를 제출해 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비전담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은 수사절차에서 기본 업무를 수행하면 40만원, 공판절차에서는 20만원을 지급 받는다. 추가로 업무를 수행하면 회당 5~10만원의 추가 보수를 받는다.

국선변호사들은 이 기본 보수가 턱없이 적다고 지적한다. 맡는 사건 건수대로 보수를 받기는 하지만, 보수 수준 자체가 낮게 설정돼 있어 노동의 대가를 적절히 지불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2년부터 국선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는 정수경 변호사는 "피고인 국선변호사는 1심에서 기본적으로 45만원을 받고, 추후 60만원으로 증액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면서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피해자 국선변호사는 1심 기본 보수가 20만원"이라고 전했다.

2017년부터 이 일에 몸담아 온 이현주 변호사도 "보수 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꿔오고 있긴 하지만 보수 자체가 적다"고 말했다.

기본업무 이상으로 업무를 수행한 변호사들이 증액규정을 적용받는 과정에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업무 횟수 외에 사건 난이도나 무형의 업무성과를 고려하도록 하는 재량 증감규정이 있지만, 현실에서 활용되는 경우는 많지 않다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피해자의 진술이 법정에서 탄핵됐을 경우, 피고인이나 피의자가 혐의를 부인하는 경우에 피해자 국선변호사가 해야 할 일이 매우 많아진다"며, "이런 무형의 노력은 많이 고려되지 않고, 의견서 제출 같은 업무 횟수만 참조해 증액 지급을 하는 편인 것 같다"고 했다.

국선변호사들은 현재의 보수체계로는 성범죄 등 피해자들에게 양질의 법률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정 변호사는 "이런 식의 보수면 연차가 오래된 변호사들은 빠져나가고 신규 변호사들로 채워진다"며 "오랫동안 성폭력 피해자를 위해 일했던 변호사들의 노하우가 분명 있을텐데, 전부 신규로 채워지는 것이 피해자를 적절히 지원할 수 있는 시스템인가"라고 되물었다.

이 변호사도 "보수 체계를 합리적으로 바꾸면 피해자 국선변호사들이 더 열심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스스로 실력을 늘리기 위해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보수로써 정당한 보상이 이뤄진다면 더 열심히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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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국선변호인]①1심 기본 보수 20만원, 피고인 국선 '절반'...양질 법률지원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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