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코인 결산
테라·루나, 일주일 만에 100% 폭락
위믹스, 상폐 이후 11분의 1토막 나
클레이튼, 10월 미유통 재단 물량 출금 논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 개미들에게는 유독 추운 겨울이었다. 금리 인상과 전쟁 등 거시 경제 변수로 흔들린 시장에 대형 코인 사건들도 잇달아 터지며 혹한기는 이어졌다.
이틀 만에 가격이 99% 넘게 폭락한 테라·루나와 상장 폐지 통보 직후 70% 넘게 빠진 위믹스 등은 투자자들의 '피눈물'이 됐다. 전문가들은 그중에서도 올해 대형 코인 악재의 시발점이 된 '테라·루나'를 최악으로 꼽았다.
믿었던 '스테이블코인'에 발등 찍히다
테라-루나 사태 직후 가격 하락률과 증발한 시가총액이다.
지난 5월 발생한 테라-루나 사태는 올해 가상자산(가상화폐) 시장에 많은 기록을 남겼다. 일주일 만에 100% 폭락한 테라와 루나는 말그대로 '휴지 조각'이 됐으며, 시가총액은 52조원이 날라갔다. 현재 피해자는 28만명, 피해규모는 77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테라-루나 사태의 여파가 유독 컸던 이유는 미국 달러화에 연동된 '스테이블코인(Stable coin)'이었기 때문이다. 스테이블코인은 가치가 달러 등 법정화폐에 일대일로 연동돼있어 보다 안정적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가격 변동성이 심한 기존 가상자산과 다르게 분류되는 이유다.
하지만 지난 5월 테라폼랩스가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테라USD(UST)'와 달러의 페깅(연동)이 깨졌고, 테라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발행된 루나(LUNC, 테라 클래식)도 흔들렸다. 결국 사태 발생 직전까지 10만원 대에 거래되던 루나는 단 6일 만에 가격이 1원 밑으로 떨어졌다. 고점 대비 99% 폭락한 수치다. 현재 가격은 0.1원대를 기록 중이다. 앞서 루나는 사태 발생 전인 5월 초까지만 해도 시가총액 기준으로 전세계 8위를 기록한 바 있다.
가치 유지에 대한 믿음이 컸던 스테이블코인이 몰락했기에 시장의 충격은 더욱 컸다. 국내 가상자산 벤처캐피탈 임원 A씨는 "테라를 최악의 코인으로 꼽는 이유는 '리스크가 적었던 코인'이라는 인식 때문"이라며 "기존 가상자산은 등락에 대한 리스크를 감수하고 투자하지만, 테라는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안정성에 연이자 20%를 믿고 대부분 투자했기에 피해와 충격이 유독 컸다"고 분석했다.
이어 "실제로 해당 사태 이후 테라가 0원이 되자 스테이블 코인 전체 TVL(총 예치금)이 엄청나게 줄었다"며 "많은 트레이딩 회사들이 큰 포지션으로 참여했던 코인인 만큼 피해 규모 면에서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라고 덧붙였다.
'대마불사'의 몰락…위믹스, 상폐 후 11분의 1토막
테라·루나가 전세계 가상자산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면, 위믹스(WEMIX)는 국내 시장을 혼란에 빠트렸다. 거래량 90%가 국내 거래소 비중이었던 만큼 '대마불사'로 불렸던 위믹스가 유통량 위반을 이유로 국내 4대 원화거래소에서 상장 폐지 된 것이다. 대표 토종 코인으로 꼽혔던 위믹스였기에 국내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했다.
위믹스는 국내 게임사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가상자산이다. 국내 상장사가 발행한 가상자산이었기에 국내 투자자들 역시 '메이저 코인'으로 꼽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등 국내 5대 거래소로 이뤄진 디지털자산 거래소협의체(닥사, DAXA)로부터 상장 폐지 통보를 받으며 휘청이기 시작했다.
특히 위믹스는 상장 폐지 통보부터 결정까지 13일간 '급등'과 '급락'을 번갈아 기록해 투자자들의 혼란을 가중하기도 했다. 상장 폐지 여부가 결정되지 않은 2주간 투자자들의 기대와 공포가 뒤섞여 가격 역시 롤러코스터를 탄 것이다.
우선 종전 2200원대에 거래되던 위믹스는 상장 폐지 통보 직후 70% 넘게 폭락하며 600원대를 기록했다. 이후 일주일간 600원대를 유지하다 일부 위믹스 투자자들이 상장 폐지 철회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자 55% 넘게 폭등, 1100원대로 올라서기도 했다.
1100원대로 올라선 뒤 상승세를 이어가며 1500원대를 유지하다가 빗썸의 '거래지원 종료 안내' 문자에 곧바로 30%가량 급락해 900원대로 떨어졌다.
이후 지난 7일 재판부가 가처분 기각을 발표하며 상장 폐지가 확정되자 위믹스는 200원대까지 추락했다. 결국 전고점 대비 11분의 1토막 난 가격으로 국내 거래소에서 퇴장했다.
"클레이튼, 선점 기회 못살려"
국내 대표 레이어1 블록체인이라고 불릴 만큼 주목을 받았던 클레이튼이지만 지난 10월 미유통 재단 물량 출금 등 악재가 겹치며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클레이는 미유통 물량 출금 논란이 번진 후 3일간 20% 넘게 빠지며 하락세가 심화하기도 했다. 하락세 당시 바이낸스 USDT 마켓 기준 0.152달러에 거래되던 클레이는 현재도 해당 가격 선을 기록 중이다.
국내 가상자산 벤처캐피탈 관계자 B씨는 "오픈씨에서 이더리움과 폴리곤 다음으로 클레이튼 네트워크를 지원하며 클레이튼은 NFT(대체불가토큰) 시장을 선점할 기회가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선점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가격 방어까지 실패하며 국내 NFT 생태계와 투자자들의 신뢰를 잃어버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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