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3 혁명]①'내 가치' 달라진다…플랫폼 독점시대의 종말

기사등록 2023/01/02 11:11:09

최종수정 2023/01/16 14:13:44

바야흐로 웹3.0 시대다. 그동안 구글 , 메타, 애플, 아마존 등 거대 IT 기업들이 통제하는 플랫폼 경제, 이른바 '웹2.0'의 대안으로 '탈 중앙화'와 '개인 콘텐츠 소유'를 주요 특징으로 내세운 '웹3.0' 시대가 온 것이다.

스마트폰과 SNS를 기반으로 콘텐츠를 올리고 공유하는 '웹2.0' 패러다임에선 플랫폼 독점 이슈가 그치지 않았지만, 웹3.0 시대엔 NFT(대체불가능토큰)와 디파이(DeFI, 탈중앙금융) 기술 기반의 탈(脫)집중화된 수많은 비즈니스가 창궐할 것으로 전망된다. 웹3.0 시대를 집중 조명해봤다.

[서울=뉴시스] 오동현 기자 = "웹3는 서비스 제공자가 없는 서비스다. 개방성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다. 구글과 같은 기업들이 돈을 많이 벌 수 있었던 것은 빅데이터 덕분이다."

'이더리움'의 공동 창시자인 게빈 우드가 지난 6월 북미 최대 기술 컨퍼런스 '콜리전(collision)'에서 '웹3'에 대해 설명한 말이다. '웹3'란 용어도 그가 지난 2014년 처음 사용하면서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게빈 우드는 최근 웹3 플랫폼을 구현하기 위해 창시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폴카닷의 수석 설계자로 일하고 있으며, 여전히 구글·애플·페이스북과 같은 소수의 플랫폼 기업이 데이터와 수익을 독점하는 구조에 강한 비판 의식을 갖고 있다. 이런 개인에게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플랫폼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서비스 제공자가 없는 탈중앙화 웹3 생태계가 구축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플랫폼 독과점' 문제, '웹3'가 대안될까…이용자 수익 배분 가능해진다

웹은 1989년 영국의 물리학자 '팀 버너스 리'에 의해 탄생했다. 전 세계의 인터넷망을 하나로 묶는 거대한 '월드와이드웹(WWW)'을 고안한 것이다. 웹1 시대는 1990년대 초반에 등장한 웹페이지를 떠올릴 수 있다. 초기에는 이용자가 웹페이지 주소를 치고 들어가 올라온 정보를 읽는 수준의 단방향 서비스에 불과했다. 지금의 네이버·다음 포털 사이트처럼 이용자들이 댓글을 남기거나 실시간 소통하는 것이 불가능했다.
[서울=뉴시스]1994년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출처=마이크로소프트)
[서울=뉴시스]1994년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출처=마이크로소프트)

이후 인터넷의 발전과 모바일, 태블릿PC 등 멀티 기기가 등장하면서 웹2 시대가 개막했다. 2000년대 들어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과 같은 소셜미디어 서비스가 생기면서 누구나 어디서든 정보를 읽고 공유할 수 있는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이다. 나만의 블로그나 카페에 글을 쓰고, SNS에 좋아요와 댓글을 남기며 다양한 사람들과 본격적으로 소통하기 시작했다. 심지어 동영상을 직접 제작해 광고 수익을 얻는 직업까지 생겨났다. 

이처럼 웹2 시대는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되길 바라는 인터넷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플랫폼 참여가 이뤄진 시기였다. 그러나 이용자의 데이터가 특정 기업이나 기관의 서버에 저장되다보니 정보 독과점 문제가 발생했다. 구글, 애플, 메타와 같은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이용자 데이터를 활용해 막대한 광고 수익을 창출하며 빅테크 기업으로 올라섰다.

2021년 기준 인터넷 트래픽의 57%가 구글, 페이스북 등 단 6개의 서비스에서 발생하고 있다. 이런 거대 플랫폼 기업들의 중앙집중화된 서비스 운영은 ▲해킹에 의한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개인정보 독점 및 남용 ▲수익에 대한 독점 또는 투명하지 않은 수익 분배 등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표준연구본부의 이원석 박사는 "중앙집중화된 형태의 웹 서비스의 단점은 개인정보 유출과 독점 및 남용 등이 있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검색하고 페이스북에 접속하면 내가 검색했던 제품의 광고가 나온다. 서드파티 쿠키라고 하는 웹 서버와 브라우저에서 주고받는 정보들이 개인 정보를 트래킹하면서 남용하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또 다른 문제는 수익에 대한 공유가 없다는 것이다. 개인이 아무리 페이스북을 많이 이용해도 수익 배분은 받지 못한다. 그나마 조금이라도 분배하는 게 유튜브다. 혹자는 유튜브를 웹2.5 서비스라고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유튜브 역시 유튜버들이 받는 보상 기준에 대해선 공개하지 않는다. 구글만 알고 있는 깜깜이 운영"이라고 말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할 대안으로 탈중앙화 웹3가 조명받고 있다. 개인이 데이터 소유권을 갖고 생태계 참여에 따라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웹2와 비교된다. 탈중앙화는 블록체인 기술의 핵심인 분산원장 방식으로 설계된다. 분산형 데이터 저장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데이터를 기업의 서버가 아닌 사용자의 기기에 보관할 수 있어서 개인의 데이터 주권을 실현할 수 있고, 대규모 해킹 시도에도 비교적 안전하다.

현재 웹3를 표방하는 기업 대부분이 블록체인과 연관돼 있으며, 탈중앙화 금융서비스(DeFi·디파이), 대체불가토큰(NFT), 탈중앙화 자율조직(DAO·다오) 기술에 주목한다. 결국에는 서비스의 운영, 자금관리, 주요 의사결정 등을 기업이 아닌 커뮤니티가 주도하고, 사용자 참여나 기여에 대해 직접적이고 투명한 보상을 제공하는 탈중앙화 생태계를 실현하려면 많은 참여자들이 필요하다.

DAO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전제로 운영된다. DAO 거버넌스에서의 저조한 참여율은 네트워크를 취약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소수의 결정에 따라 전체의 방향이 좌지우지될 수 있다. 이는 탈중앙화 본질에 어긋나기 때문에 참여자 보상으로 NFT를 비롯한 가상자산 시스템을 도입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웹3는 완전한 동영상 웹"…달라질 미래 일상은

웹3.0 시대가 열리면 우리 일상은 어떻게 변화할까.

넷플리스의 설립자 리드 헤스팅스는 "웹3.0의 대역은 완전한 동영상으로 이뤄진 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존에는 네이버와 같은 포털 사이트를 통해 뉴스·커뮤니티·상거래 등이 이뤄졌다면, 앞으로는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에서 일하고, 쇼핑하며, 여가를 즐기는 변화된 일상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2000년대 닷컴버블을 거치며 전세계 대부분의 기업들이 이더넷을 깔고 홈페이지를 소유하게 된 것처럼, 많은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입주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실제로 컴투스는 전체 그룹사 임직원 뿐만 아니라 일반 기업들까지 가상 오피스에 입주 가능한 메타버스 플랫폼 '컴투버스'를 구축하고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 내 이용자들이 많아질 수록 경제활동도 활성화된다. 메타버스 서비스에 가상자산, NFT가 결합하면서 단순 아이템을 사고 파는 것을 넘어 사용자가 제작한 콘텐츠나 가상의 부동산, 그림 등 지식재산권(IP)을 투자하는 형태로 발전하고 있다. 최근에는 메타버스 내에서 창작자들이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어내고, 이를 통해 돈을 버는 'C2E(Create To Earn)'도 주목받고 있다.

기존 웹 서비스들의 광고 중심 비즈니스 모델도 바뀔 수 있다. 개인의 동의 없는 타깃형 광고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보다 쾌적한 웹 서비스 환경이 기대된다. 기존에는 포털 사이트에 특정 키워드를 검색하면 연관 광고가 상위에 노출돼 정확한 정보를 얻기 힘들었다. 이제는 아예 소비자가 특정 광고를 보는 대가로 플랫폼과 수익을 공유할 수도 있다.

그동안 공짜로 인식됐던 뉴스 정보의 가치도 달라질 전망이다. 뉴스 콘텐츠가 NFT화 되면 불법 복제 및 유포는 물론 가짜뉴스 유통이 어려워지고, 광고 수익에 매달리지 않아도 돼 양질의 뉴스 콘텐츠 제작을 기대할 수 있다. 뉴스 소비자 입장에선 불필요한 광고를 보지 않아도 되고, 언론사들도 클릭 수를 높이기 위해 자극적인 뉴스를 생산하지 않아도 되는 선순환 구조가 기대된다.

결국 웹3를 구성하는 핵심 요소는 '이용자'다. 이원석 박사는 "그동안 이용자는 아무런 가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이용자는 웹 서비스에서 가장 중요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핵심이었다. 유튜브도 이용자가 없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웹3는 이용자가 중심이 되는 플랫폼"이라며 "웹3에서 유통되는 다양한 정보와 데이터는 유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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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3 혁명]①'내 가치' 달라진다…플랫폼 독점시대의 종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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