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그룹, 부회장만 7명…그룹장 경영체제 통할까?

기사등록 2022/12/27 08:30:44

최종수정 2022/12/27 10:27:42

보험·금융·제조서비스 3개 사업그룹장 선임

김남호虎 3년차…CEO는 1960년대생들 포진

[서울=뉴시스]김남호 DB그룹 회장 (사진 = 업체 제공) 2021.1.4.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김남호 DB그룹 회장 (사진 = 업체 제공) 2021.1.4.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이현주 기자 = DB그룹 김남호 회장이 취임 3년차를 맞아 그룹장 및 CEO 등 큰 폭의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DB그룹은 이번 인사가 CEO 세대교체를 통해 김남호 회장 체제를 강화하려는 포석이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이번 인사로 DB그룹에 부회장이 무려 7명으로 늘어난 것은 세대교체 의지를 무색하게 하는 대목이라고 지적한다. 7명에 달하는 부회장단은 국내 굴지의 그룹에서도 보기 힘든 장면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은 전날 보험·금융·제조서비스 등 3개 사업그룹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신임 그룹장에 부회장 3명을 신규 임명했다. 보험그룹장에 김정남 DB손해보험 부회장, 금융그룹장에 고원종 DB금융투자 부회장, 제조서비스그룹장에 이재형 전 동부대우전자 부회장을 각각 선임한 것이다.

이로써 DB그룹에는 총 7명의 부회장이 활동하게 된다. 이들 3명의 그룹장(부회장) 외에 기존에도 구교형 경영기획본부 부회장, 이성택 DB금융연구소 부회장, 최창식 DB하이텍 부회장이 재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김준기 창업회장의 장녀이자 김남호 회장의 누나인 김주원 부회장까지 감안하면 DB그룹은 사실상 부회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선 DB그룹 사세로 볼 때 부회장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김남호 회장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CEO 세대교체가 이번 인사의 주 목적인데 주요 계열사 CEO들 위에 이들 부회장이 7명이나 버티고 있는 모양새여서 세대교체 의미가 반감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DB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주요 계열사 CEO들을 1960년대생으로 대거 물갈이 했다. 하지만 새롭게 그룹장에 앉은 부회장들은 대부분 1950년대생으로 경영진의 평균 연령을 끌어올리고 있다. 실제 김정남 부회장은 1952년생, 고원종 부회장은 1958년생이다.

DB그룹 관계자는 "해당 사업 분야의 풍부한 경험과 경영능력을 검증받은 전문경영인을 그룹장으로 선임하고, 주요 계열사 CEO에 대한 세대교체를 단행했다"며 "10년 이상 대표이사가 바뀌지 않았던 기업도 과감히 CEO를 교체했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DB그룹이 사업구조 개편과 주요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김정남 DB보험그룹 부회장, 고원종 DB금융그룹 부회장, 이재형 DB제조서비스그룹,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사진 왼쪽 아래부터)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조기석 DB하이텍 파운드리사업부 대표이사 사장, 황규철 DB하이텍 브랜드사업부 대표이사 사장. (사진 = DB) 2022.12.2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DB그룹이 사업구조 개편과 주요 경영진 인사를 단행했다. (사진 왼쪽 위부터) 김정남 DB보험그룹 부회장, 고원종 DB금융그룹 부회장, 이재형 DB제조서비스그룹,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 (사진 왼쪽 아래부터) 곽봉석 DB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조기석 DB하이텍 파운드리사업부 대표이사 사장, 황규철 DB하이텍 브랜드사업부 대표이사 사장. (사진 = DB) 2022.12.2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하지만 그룹장이 '옥상옥'으로 자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신임 CEO들이 경영 활동을 제대로 할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일부에선 김남호 회장이 고육지책으로 '그룹장'을 앉혔다는 분석도 들린다.

재계 한 관계자는 "세대교체 인사인데 부회장을 7명이나 두는 것은 적절해 보이지 않는다"며 "그룹장 체제는 김남호 회장 체제에서 과감한 젊은 피 수혈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DB그룹 관계자는 "미래 도약을 위한 세대교체 차원에서 대폭 경영진 인사를 단행한 것이 맞다"며 "기존 CEO들은 일선에서 물러나지만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그룹장으로 DB를 위한 업무는 계속 해나간다"고 설명했다.

한편 1975년생인 김남호 회장은 지난 2020년 7월 그룹 회장직에 올랐다. 김 회장의 취임으로 DB그룹은 1969년 창업 이래 50년 가까이 그룹을 이끌어온 김준기 회장의 창업자 시대가 끝나고 2세 경영 시대로 전환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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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부회장만 7명…그룹장 경영체제 통할까?

기사등록 2022/12/27 08:30:44 최초수정 2022/12/27 10:2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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