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우승 꿈 이룬 메시의 '검은 망토'에 엇갈린 반응

[서울=뉴시스] 박지혁 기자 = 아르헨티나가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정상에 오르며 36년 만에 월드컵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가 자신의 커리어 마지막 퍼즐을 완성하며 대관식이나 다름없는 자리를 가졌는데 이 자리에서 입은 아랍 전통 의상이 화제다.

아르헨티나는 19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다옌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랑스와 월드컵 결승전에서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승리했다.

생애 첫 월드컵 우승을 차지한 메시는 메달 수여식에서 남들보다 먼저 트로피에 키스를 남길 만큼 크게 기뻐했다.

이후 월드컵 트로피 전달 과정에서 카타르의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국왕이 메시에게 검은색 망토 형식의 전통 의상을 입혔다.

메시는 잠시 당황한 듯 했지만 옷을 입고, 트로피를 받은 후 동료들과 우승 세리머니를 즐겼다.

이 옷은 검은 바탕에 금색 자수로 꾸며졌다. 외신에 따르면, 이 옷은 아랍의 전통 의상으로 '비시트(bisht)'라고 불린다.

긴 망토로 아랍에선 수천 년 전부터 남성들이 입었던 의상으로 알려졌다. 아무나 입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왕실이나 귀족, 종교인 등 신분이 높은 사람들이 입는다.

카타르월드컵 조직위원회에서 아르헨티나의 우승과 메시의 첫 월드컵 정상을 그만큼 높이 평가하고, 존경한다는 뜻이 숨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성소수자, 이주노동자 인권 문제 등 카타르가 적잖은 논란의 중심에 선 가운데 스포츠워싱(sportswashing)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스포츠워싱은 스포츠가 전하는 정신과 감동, 열기 등을 이용해 인권 탄압, 성차별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씻어내는 걸 뜻한다.

영국 가디언은 메시가 착용한 옷에 대해 "아랍 지역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선 찬사를 받았지만 서구권으로부터는 불만을 불렀다"고 전했다. BBC 진행자 게리 리네커는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이 가려진 모습에 "부끄럽다"고 했다.

기브미스포츠도 "왜 메시가 월드컵 트로피를 들어 올릴 때, 검은 망토를 입어야 했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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