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공소장 '첩보 삭제'는 빠져…박지원과 추가 기소 가능성

기사등록 2022/12/18 08:00:00

최종수정 2022/12/18 08:38:44

서훈 공소장, 서해 사건 시간 순서 구성

100여 쪽 넘어…'첩보 삭제' 부분은 빠져

박지원 조사한 검찰, 서욱 등 처분 고심

서훈 '첩보 삭제' 혐의 추가 기소 가능성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월북몰이를 한 혐의를 받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2.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관련해 월북몰이를 한 혐의를 받는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2.12.0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기상 기자 =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을 기소하면서 '첩보 삭제' 관련 혐의는 일부 제외한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혐의와 관련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함께 서 전 실장도 추가 기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1부(부장검사 이희동)는 지난 9일 서 전 실장을 기소하며 100쪽이 넘는 공소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130여 쪽이 넘었던 구속영장 청구서와 비슷한 분량인데,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는 부분 등만 제외된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공소장에는 2020년 9월22일 서해상에서 숨진 고(故) 이대준씨의 실종 및 피격·소각 첩보가 들어온 시점부터 서 전 실장의 지시 상황 등이 시간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담겼다. 기본 골조는 서 전 실장 주도로 사건 은폐를 시도했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관련 내용이 새어나가자 '월북몰이'로 방향을 바꿨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런 대응이 대북 화해 정책에 대한 국민적 비난을 모면하고, 구조 조치 미실시에 대한 책임 회피 목적으로 이루어졌다고 본다.

서 전 실장 공소장에는 피격·소각 첩보가 들어온 직후인 2020년 9월23일 새벽 1시 안보실장 주재 관계장관회의(1차 회의)에서 서 전 장관과 박 전 원장에게 첩보 삭제를 지시했다는 혐의는 빠졌다.

박 전 원장에 대한 검찰 조사는 서 전 실장을 기소한 이후인 14일 이뤄졌다. 박 전 원장은 1차 회의 후 첩보 보고서 등 46건의 자료를 무단 삭제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같은 회의 직후 밈스(MIMS, 군사정보체계)에 탑재된 군 첩보 관련 보고서 60건의 삭제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 서 전 장관도 아직 처분이 결정되지 않았다.

월북몰이의 시작은 '은폐 시도'가 한창이던 2020년 9월23일 오전으로 보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주장이라는 것이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12.14.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박지원 전 국정원장이 지난 1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취재진을 향해 손을 들어 보이고 있다. 2022.12.14. [email protected]
법조계에서는 '첩보 삭제' 부분만 따로 떼어 낸 검찰이, 박 전 원장이나 서 전 장관을 기소하며 서 전 실장을 추가로 기소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은 구속적부심을 청구할 뜻을 밝혔던 서 전 실장을 구속기간 연장 없이 구속 6일 만에 전격 기소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구속적부심 청구를 피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이 이런 시각을 의식한다면, 박 전 원장 등 나머지 피의자들에 대한 기소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서 전 실장 측은 기소된 혐의를 모두 부인하고 있다. 검찰 시각에 앞뒤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는 주장도 펼친다.

검찰은 서 전 실장이 2020년 9월23일 오전 10시에 열린 2차 관계장관회의 이후 청와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기 전 서 전 장관에게 "국방부에서 이씨의 월북 가능성이 높다는 방향으로 정리해줘야 한다"고 했다며, 이를 월북몰이의 시작이라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대해 서 전 실장 측은 검찰이 월북몰이로 방향을 바꾼 시점을 2020년 9월23일 오후 10~11시에 나온 언론보도 후라고 하면서, 월북몰이의 시작은 '은폐 시도'가 한창이던 2020년 9월23일 오전으로 보고 있어 말이 안 된다는 것이다.

서 전 실장의 첫 공판은 내년 1월20일로 예정돼 있다. 향후 재판에서는 이런 내용을 포함해 혐의와 관련해 검찰과 변호인의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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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훈 공소장 '첩보 삭제'는 빠져…박지원과 추가 기소 가능성

기사등록 2022/12/18 08:00:00 최초수정 2022/12/18 08:3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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