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월부터 누적 청약건수 약 135만건
작년 293만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위축
"무조건 통장 아끼는 것이 답은 아니야"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청약 심리가 크게 움츠러들면서 '묻지마 청약'이 사라지고 '묻지마 관망'이 대세가 되고 있는 가운데 오히려 지금이 무주택자에게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18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약접수 시작일 기준 올해 1월부터 지난 15일까지의 청약건수는 약 135만건으로 전년 약 293만건 대비 절반 이하 수준으로 움츠러들었다.
관망세의 배경으로는 기준금리 상승으로 인한 주택 가격 하락이 꼽히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지난해 말 1% 대비 3배가 넘는 3.25% 수준이다.
가격 하방 요인인 금리 상승에 맞춰 아파트값은 하락 곡선을 그렸는데,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5억1458만여 원이던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점점 하락하다 지난달에는 4억8384만여원까지 떨어졌다. 가격 하락세는 매수 심리는 물론 청약 심리까지 위축시켰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무조건 통장을 아끼는 것만이 답은 아니라는 조언도 나온다. '묻지마 관망'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미래 가치가 풍부하고 정주여건이 뛰어난 A급 분양 단지를 알아보지 못한 채 흘려 보내버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현재가 아닌 입주 시점을 살피면 전략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기준금리는 미국의 기준금리 행보를 따라가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5%p 인상)' 단행도 미국 연준의 연속된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p 인상)' 결정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최근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둔화세를 보이며 "미국 물가가 정점을 지났다"는 분석이 나오는 한편, 국내에서도 오는 2023년 하반기부터는 기준금리가 하향 전환될 가능성과 이에 맞춰 집값 하락 속도도 둔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또 최근 분양 단지들의 입주는 후분양 사업지가 아닌 이상 많은 곳이 2025년 하반기다. 즉 지금과 같이 청약 심리가 위축된 상황을 오히려 기회 삼아, 미래가치가 유망한 저평가지를 잘 선점해놓는다면 입주 시점에는 프리미엄을 노려볼 수도 있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아울러 지금은 멀어 보이는 인프라 조성 계획이나 개발호재들도, 실제 청약자의 입주 시점에는 이미 이뤄져 있거나 가시적인 미래로 바뀌어 있을 수 있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한다. 특히 국가적 관심이 몰리는 대규모 신흥 주거지 조성 사업들은 수년 만에 '상전벽해'를 이루는 경우도 많아 현재가 아닌 입주 시점을 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런 전략들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중도금 무이자'가 필수로 요구된다. 공급자가 이자를 대신 내주는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이용하면, 불안정한 금리 조정기에도 중도금에 대해서는 금융 리스크를 '제로'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점도 물론 살펴야 하지만, 내가 실제로 입주하는 시점을 면밀하게 살피면 다른 전략이 보일 수도 있다"며 "미래가치 풍부한 곳을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발판 삼아 미리 선점해놓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고 의견을 제시했다.
한편 전국 각지 아파트 신규 분양지에서는 청약자들을 받기 위해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경기도 평택시 '화양지구' 5BL(블록)에 전용 72~84㎡ 총 1571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평택 화양'을 공급하며 중도금 무이자 및 계약금 정액제 혜택을 제시하고 있다.
또 HDC현대산업개발은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 일원에 지하 2층~지상 29층, 8개 동, 전용 84·113·177㎡ 총 773가구 규모의 '음성 아이파크'를 중도금 60% 무이자(177㎡ 타입 제외)로 분양한다. ㈜한화 건설부문은 대전광역시 유성구 학하동 일원에서 지하 2층~지상 34층, 21개동, 전용 59~84㎡, 2개 단지 총 1754가구 규모의 '포레나 대전학하'를 분양 중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