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향한 '골드러시'…"金보다 귀한 자원 찾는다" [달 탐사 패권경쟁②]

기사등록 2022/12/17 10:00:00

최종수정 2022/12/19 08:30:36

美 '아르테미스', 中 '창어', 韓 '우주경제 로드맵' 등 우주 개발 가속

'깃발 꽂기'는 옛말, 이젠 달에 상주한다…'게이트웨이' 정거장도 구축

'하늘 위 광산' 달, 희토류 등 희귀자원 확보 위한 경쟁 이어질 듯

弱중력 이용한 심우주 탐사 효율화도…실리 위한 달 탐사 경쟁 격화?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 탐사선이 비행 6일째인 지난달 21일 촬영한 달의 뒷면.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아르테미스 1호에 실려 달로 향한 '오리온' 탐사선이 비행 6일째인 지난달 21일 촬영한 달의 뒷면.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윤현성 기자 = 19세기 미국에서는 금광에 대한 꿈을 품고 개척민들의 서부 대이동인 '골드러시'가 일어난 바 있다. 21세기 현재에는 하늘 위의 광산인 달을 향한 이른바 '문 러시'가 시작되고 있다.

미국, 중국 등 우주개발 강국부터 후발주자인 한국까지 다양한 국가가 달 탐사와 달 기지 건설에 힘을 쏟고 있다. 달에 묻혀있는 수많은 희귀자원을 채굴하고 나아가 인류를 달에 상주시킴으로써 더 깊은 우주까지 나아가는 전초기지로 삼는다는 목표다.

'아폴로' 이후 50년, 다시 달 향하는 나사…아르테미스로 '달 상주' 꿈꾼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으로 다시금 달을 향하고 있다. '인류의 위대한 도약'을 만들어 낸 '아폴로 계획'이 종료된 지 50여년 만이다.

마네킹 승무원을 싣고 약 한 달 간 무인 달 탐사를 시행하는 1단계 계획은 지난 12일 아르테미스 1호 로켓에 실려 발사됐던 '오리온' 탐사선이 지구로 무사히 귀환하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이제 나사는 2단계 유인 달 탐사(2024), 3단계 유인 달 착륙(2025)을 시도하게 된다.

이번 아르테미스 계획의 유인 달 착륙은 아폴로 계획보다 훨씬 더 나아가게 될 예정이다. 아폴로 계획 당시에는 닐 암스트롱, 버즈 올드린을 비롯한 우주인들이 달을 직접 밟는데는 성공했지만 착륙지 주변의 수㎞ 가량을 탐험하고 곧바로 돌아오는데 그쳤다. 달의 표면적이 3793만㎢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 그대로 달에 도달하는 것에만 의의가 있었던 셈이다.

하지만 이번 아르테미스 계획의 최종 목표는 인류를 달에 상주시키는 것이다. 2025년 진행될 3단계 계획에서 인류가 아폴로 17호(1972년) 이후 53년 만에 달을 다시 밟는 데 성공하면 나사는 유인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달에 보내 달 기지 건설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달 궤도에 구축 예정인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상상도.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달 궤도에 구축 예정인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 상상도. (사진=나사) *재판매 및 DB 금지

아르테미스 계획 성공 시 달 상공+표면에 기지 구축…中도 달 기지 건설 추진

나사의 계획은 달 상공에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지상에도 달 표면 기지를 세워 인간을 달에 상주시키는 것이다. 루나 게이트웨이는 국제우주정거장(ISS)의 후신으로 계획된 우주정거장으로 지구 외 천체에 건설되는 최초의 우주정거장이 될 전망이다. 특히 달 탐사 뿐만 아니라 향후 유인화성우주선 건설 지원까지 도맡게 된다.

이처럼 달 상주기지 건설을 꿈꾸는 것은 미국만이 아니다. 중국 또한 '우주굴기'를 내세우며 미국과 우방국 중심의 달 탐사와는 별개로 독자적인 우주 개발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지난 2007년 자국 최초의 달 궤도선 '창어 1호'를 발사한 이후 지속적으로 달을 향하고 있다. 2019년에는 창어 4호가 세계 최초로 달 뒷면에 착륙했고 이듬해에는 창어 5호가 월면 시료를 채취한 뒤 지구 귀환에 성공했다. 중국은 창어 우주선을 지속적으로 발사하면서 2030년 내외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우주개발에 있어서 선진국 대비 후발주자에 속하는 한국 또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을 구축하는 등 달 탐사를 비롯한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향후 5년 내로 달로 향할 독자발사체 엔진을 개발해내고, 2032년 달 착륙 및 자원 채굴에 이어 광복 100주년인 2045년엔 화성 착륙까지 성공한다는 목표다.

'하늘의 광산' 달, 헬륨-3·희토류 등 희귀 자원 넘칠까…심우주 탐사 교두보 역할도 기대

이렇듯 세계 각국이 달을 비롯한 우주로 눈을 돌리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막대한 달의 가치다. 달에 매장된 막대한 자원을 경쟁국보다 앞장 서서 확보하고, 향후 달에 구축된 상주기지를 통해 심우주 탐사를 보다 효율적으로 하기 위함이다.

달은 하늘에 떠 있는 광산이라는 별칭이 있을 정도로 헬륨-3, 희토류 등 값비싼 자원이 많이 매장돼있다.

달에는 1g 핵융합 만으로 석탄 40톤어치 에너지를 내면서도 방사성물질을 뿜지 않는 '꿈의 연료' 헬륨-3가 100만톤 가량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달의 헬륨-3를 지구로 퍼온다면 지구 전체에 1만년간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이다. 희토류는 스마트폰, 전기 자동차, TV 등 전자제품 제조에 필수적이지만 지구에서는 생산지가 제한적인 전략자원인데 달에는 상당량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시스]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한 장면 캡처. 달에서 발사된 로켓이 화성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서울=뉴시스]영화 '애드 아스트라'의 한 장면 캡처. 달에서 발사된 로켓이 화성을 향해 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아울러 인류는 달을 넘어 화성을 비롯한 심우주로의 진출까지 꿈꾸고 있는데, 지구보다 훨씬 약한 달의 중력이 이를 보다 쉽게 실현시켜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달은 지구와 가장 가까운 천체이면서 중력은 지구의 6분의 1에 불과해 우주선을 더 쉽게 발사할 수 있다. 우주를 향해 로켓을 쏘아 올리는 것이 결국 중력과의 싸움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우주탐사에 상당한 유리한 셈이다. 달에서 우주로 물건을 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지구의 24분의 1로 추정되고 있다.

50년 전 아폴로 계획 당시에는 '누가 먼저 달에 깃발을 꽂나'라는 경쟁에서 그쳤다면 막대한 자원이라는 실익이 포함된 앞으로의 '문 러시' 경쟁은 과거의 우주 개발 경쟁보다 더 빠르게, 더 뜨겁게 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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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향한 '골드러시'…"金보다 귀한 자원 찾는다" [달 탐사 패권경쟁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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