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수권법 美상원 통과…주한미군 2만8500명 유지

[서울=뉴시스] 최현호 기자 = 미국 상원이 주한미군 규모를 현행대로 유지하는 내용 등이 담긴 국방수권법(NDAA·National Defense Authorization Act)을 통과시켰다.

15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와 더힐 등 외신에 따르면 미 상원은 약 8470억 달러(약 1105조 6738억원) 규모의 이번 NDAA를 찬성 83표, 반대 11표로 통과시켰다. 이 법안은 지난 주 하원에서도 압도적 찬성표를 얻으며 초당적으로 통과된 바 있다.

이번 NDAA에는 총 8170억 달러(약 1078조4400억 원)에 달하는 국방부 예산, 300억 달러(약 39조6000억 원)의 에너지부 핵 활동 지원 자금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특히 주한미군 등 한반도 관련 내용도 해당 법안에 들어가 있다.

앞서 상원 군사위 등에서 공개한 합의안에 따르면 중국과의 전략 경쟁에서 비교우위를 확대하고, 인도·태평양 지역 동맹·파트너십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주한미군을 현행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한다. 법안에 명시된 주한미군 운영 예산은 6775만6000달러(약 884억8933만원)다.

북한과 관련한 이른바 '오토 웜비어 북한 검열·감시법'도 NDAA에 명시돼 있다. 대통령이 북한의 억압적 정보 환경에 대응하는 전략을 의회에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미국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내용 중 하나는 30일 이내에 국방부의 백신 의무를 폐지한다는 것이다. 공화당은 백신 의무로 인해 군이 빈약해졌다고 주장해왔고, 민주당과 몇 주 간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그외에도 NDAA에는 미 의회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지원을 8억 달러로 상향하기로 한 내용도 담겼다. 올해 초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의 요청보다 5억 달러 증액한 금액이다.

또 NDAA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루블화를 떠받치기 위해 금을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드는 내용도 포함됐다. 법안에 따르면 러시아 중앙은행과 금을 거래하거나 수송하는 모든 미국 기업은 직접적인 제재를 받게 된다. 러시아에 물리적 또는 전자적으로 금을 파는 미국 기업도 제재를 받는다.

법안 시행 180일 이내에 대통령이 중국의 경제 강압에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설립하도록 하는 내용도 있다. 다만 정부·도급업체의 중국산 반도체 사용 제한과 관련한 의무 준수 시한은 기존 2년에서 5년으로 다소 완화됐다.

미 의회가 제때 국방 법안을 통과시킨 것은 61년 연속이다. 더힐은 최근 몇 년 동안 국회에서 입법 교착 상태가 벌어졌다는 점을 감안할 때 주목할만한 성과라고 평가했다. NDAA는 이제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 거치면 확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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