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4대요건 풀고, 정원·학과제한 완화…규제개혁 시동

기사등록 2022/12/16 13:01:00

사학법인 수익용 기본재산 확보 기준 대폭 완화

연간 등록금·수강료 2.8%만 투자하면 기준 충족

수도권 대형 대학 수익용 기본재산 처분 유도해

강의실 면적 '교사' 최소 기준치도 14㎡로 완화

[세종=뉴시스]김정현 기자 = 교육부가 대학 개혁에 시동을 걸기 위해 기존 교육 질을 규정하는 최소 조건인 '4대 요건'을 대폭 완화, 자발적 구조조정을 유도한다.

2024학년도부터는 대학이 학과를 폐지하더라도 폐지 전의 교원 확보율을 유지하라는 조항을 폐지했다. 첨단 분야에 한해 교수만 확보하면 정원을 늘릴 수 있다.

교육부는 지난 14일 제3차 대학 규제개혁 협의회를 열고 '대학 설립·운영 4대 요건 개편 방안'과 '2024학년도 정원 조정 계획'을 논의했다고 16일 밝혔다.

4대 요건 26년만에 개정…"재산 활용해 위기 극복"

대학 4대 요건이란 '대학설립·운영규정'을 말한다. 대학이 교육기관으로서 갖춰야 할 교사(건물), 교지(땅),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에 대한 최소한의 확보 조건이다.

문민정부의 5·31 교육개혁 당시 대학의 설립을 허가에서 준칙주의로 바꾸는 차원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1996년 시행됐다. 26년만에 법령상 정해진 대학의 교육 질 기준을 바꾸는 것이다.

먼저 대학 설립규정과 운영규정을 분리한다. 설립규정은 현행 4대 요건을 유지하되, 운영규정은 손질했다.

수익용 기본재산은 사립대학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이 연간 등록금과 수강료 수입만 확보하면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인정한다. 당초에는 등록금·수강료에 임대료 수입 등 학교회계 운영수익총액 만큼 확보하게 해 왔다.

특히 매년 '연간 등록금·수강료 수입의 2.8%'를 사학법인이 대학에 지원한다면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본다.

사학법인이 수익용 기본재산에서 창출한 수익을 대학의 교육에 쓰도록 해 왔는데 이 기준을 대폭 완화한 것이다. 여건이 좋은 대형 사립대학은 수익용 기본재산을 팔아 재정에 보태 쓰도록 유도하는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학교법인이 실질적으로 수익창출과 대학 재정 기여를 위해 노력하도록 할 계획"이라며 "학생 수 급감 상황에서 유휴 재산을 활용해 어려운 상황을 스스로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대학의 운영 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2022.12.16.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로 들어서고 있다. 2022.12.16. [email protected]

대학 강의실 규모 줄어들 듯…교사 17~20㎡→14㎡

교사(시설·건물)는 원격수업과 대학 간 공동수업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자연·공학·예체능 계열의 기준 면적을 14㎡ 수준으로 적용한다. 현행 자연 17㎡, 예체능 19㎡, 의학과 공학 20㎡보다 기준을 완화하는 것이다.

이는 학생 1인당 교사 기준 면적으로, 이를 기준으로 기존의 강의실 면적이 정해진다. 온라인 수업이 활성화된 만큼 시대착오적 규정이라는 지적과 대형강의가 늘어나 교육 질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공존한다.

기존에 시설 기준을 충족한 대학은 추가로 교육, 연구 시설을 확보하려 할 때 건물을 임차해 쓸 수 있다.

교지(토지)는 건축관계법령이나 관할 지역 조례 상 건폐율과 용적률에 따라 건물 면적에 필요한 토지만 확보하면 운영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개정한다.

기존에는 1000명 이상 대형 대학은 교사 기준면적의 2배 이상을 확보해야 했는데 대폭 완화하는 셈이다.

전체 교원의 3분의 1까지 겸임·초빙교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 현재의 5분의 1에서 대폭 늘렸다.

다양한 강좌를 개설하고 신산업 등 현장 전문인력 활용을 용이하게 만들겠다는 취지인데, 교단의 비정규직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대학이 위치를 이전하려면 기존 캠퍼스의 교사, 교지 확보율 100%를 충족해야 했지만 폐지한다. 새로 마련한 캠퍼스만 시설, 여건을 갖추면 된다.

대학과 전문대학, 대학과 산업대학이 통합하는 경우 종전에는 정원을 줄여야 했지만 앞으로는 대학 간의 자율에 맡겨 규제를 사실상 폐지했다.

[서울=뉴시스] 서울 이화여대 한 교수가 대면 및 비대면으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소통하며 수업 진행을 하고 있다. (사진=이화여자대학교 제공) 2022.12.16.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서울 이화여대 한 교수가 대면 및 비대면으로 수업에 참여한 학생들과 소통하며 수업 진행을 하고 있다. (사진=이화여자대학교 제공) 2022.12.16.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24년부터 교수만 확보하면 자체 정원조정 허용

지난 14일 제3차 대학 규제개혁 협의회는 이를 바탕으로 한 2024학년도 학생정원 조정계획도 심의했다.

앞으로는 학과를 새로 만들거나 폐지하는 구조조정을 할 때 교원확보율을 조정 전 이상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는 규제가 폐지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총 입학정원 범위 내에서 학과 설립이나 폐지 등 구조조정을 할 때 전년도 수준이나 직전 3개년도 평균 이상의 교원 확보율을 유지해야 했다.

지방대학에서는 학생 결손 인원이나 편입학 잔여석을 활용해 분야에 상관 없이 학과를 새로 만들 수 있다.

반도체 등 첨단 분야에 대해서는 교수만 기준 이상 확보하면 정원 순증도 허용했다. 당초 4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순증이 가능했지만 대폭 완화되는 셈이다.

대학원에 박사과정을 신설하고자 할 때 당초에는 교원의 연구실적 기준을 지침으로 정해 요구했지만 이 또한 앞으로는 대학이 학칙으로 자유롭게 정한다.

교육부는 이달 말 '대학설립·운영규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고 개정 절차를 밟는다. '2024학년도 학생 정원 조정 계획'도 이달 중 대학에 안내할 예정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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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대요건 풀고, 정원·학과제한 완화…규제개혁 시동

기사등록 2022/12/16 13:01: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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