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금리 얼마나 올릴지, 언제까지 유지할지 의견 분분"
[서울=뉴시스] 유자비 기자 = 40여년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 행보를 이어온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이제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인플레이션이 완화 조짐을 보이며 금리를 얼마나 더 올릴지, 언제까지 유지할지를 두고 연준 내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네차례 연속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던 연준은 13~14일 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스텝(0.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충분히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위험성에 대해 거듭 우려를 표해왔고, 연준 내부에서도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려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세 번의 FOMC에서도 자이언트스텝 결정이 만장일치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앞으로의 결정 과정은 더 복잡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WSJ는 밝혔다.
일부는 인플레이션이 내년에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곧 금리 인상을 중단하기를 바라지만, 일각에선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완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금리를 더 높이거나 높은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빈센트 라인하트 전 연준 수석 경제학자는 "쉬운 인상은 끝났다"고 말했다. 씨티그룹의 네이선 시츠 글로벌최고이코노미스트도 "금리를 두고 깊은 의견 불일치로 이어질 수 있다"라고 밝혔다.
비둘기파는 높은 인플레이션이 코로나19 대유행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같은 예상치 못한 혼란이 반영됐다고 본다. 이런 충격이 약해지면 연준의 금리 인상이 경제 수요를 약화시켜 물가를 진정시킬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다.
비둘기파는 연준이 올해 너무 빨리 금리를 올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할 시간이 없었다고 우려한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은 총재는 지난달 "필요하다면 언제든 더 긴축할 수 있다"라며 "하지만 우리는 시스템이 저절로 작동해야 하며 이는 시간이 걸린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매파는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매파는 노동 시장이 강세를 유지해 임금 인상 압박이 계속되면 물가가 진정되기 힘들 것으로 우려한다. 에스더 조지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노동 시장이 너무 강하다"며 연준이 경기침체 없이 인플레이션을 낮출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인플레이션 전망에 대해 의견이 엇갈린다.
UBS의 앨런 데트마이스터 이코노미스트는 내년 경기 침체가 닥친 후 근원 인플레이션이 2.1%, 2년 안에 1.6%로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이단 해리스 글로벌 경제 연구 책임자는 "인플레이션을 3~4%로 낮추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겠지만 향후 몇년 내 2%에 근접하는 것은 훨씬 어렵고 불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많은 전문가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이 충분히 진정되지 않았다고 판단할 경우 내년 0.25%포인트씩 금리를 추가로 올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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