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재부 "韓 실효세율 미·일보다 높아…법인세 내려야 기업 유치"

【세종=뉴시스】임소현 기자 = 내년도 예산안 처리가 계속 미뤄지는 가운데 최대 쟁점인 '법인세제 개편'과 관련, 정부가 이번 법인세제 개편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기획재정부는 13일 법인세제 개편안과 관련해 "근본 취지는 법인세 구조를 글로벌 기준에 맞게 개편하려는 것"이라며 "법인세제 개편은 투자 확대와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정부의 법인세제 개편안은 과세표준 3000억원 초과구간 세율을 현행 25%에서 22%로 3%포인트(p) 내리는 방안과 더불어 중소·중견기업에 대해 과세표준 2억~5억원 구간 세율을 현행 20%에서 10%로 10%p 인하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율 체계는 10%, 20%, 22%, 25%의 4단계 구간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 정부 법인세 개편안 내용은 이를 10%(중소·중견기업), 20%, 22%의 3단계 구성으로 바꾸겠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미국을 포함한 24개국은 단일세율 체계이며, 호주 등 11개국은 2단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 4단계 이상의 누진세율 체계를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와 코스타리카뿐이다.

기재부는 "주요국이 법인세 단일세율 체계를 운영하는 이유는 다단계 누진세율이 기업의 성장과 투자를 저해하고 높은 법인세 누진세율을 회피하기 위한 인위적인 분할 등 비효율성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기업이 투자 후 성장하거나 경제력 제고를 위해 합병해야 하지만, 누진세율이 적용돼 세금이 늘어난다면 기업은 성장 대신 투자를 포기하거나 분할을 하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6월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이 발표한 우리나라 조세경쟁력은 2018년 25% 법인세율 구간 신설 이후 11단계 하락했으며, 특히 법인세 분야는 12단계 하락했다.

일부에서 제기되는 실효세율이 낮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실효세율은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라며 "기업의 실제 법인세 부담은 해외 현지에서 납부한 법인세(외국납부세액)를 포함한 전체 세부담을 기준으로 산출해야 하는데, 이를 적용하면 지난해 기준 전체 기업의 실효세율은 18.8%이며, 대기업의 경우 이보다 더 높은 21.9%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5월 조세재정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우리나라 실효세율(지방세 포함)은 2019년 21.4%로 미국(14.8%), 일본(18.7%), 영국(19.8%) 등과 비교해 국제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아울러 정부는 글로벌 기업의 탈중국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제 개편이 꼭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경쟁국보다 높고 복잡한 법인세 세율체계로 인해 기업 유치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며 "우리 글로벌 기업도 핵심기술을 선점하고, 공급 능력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으나 경쟁국 주요 기업들과 평평한 운동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법인세 부담을 완화해 줘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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