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운광장 활성화' 도심 복합 문화 공간으로 올 8월 개장
오픈 직후 매출만 '반짝'…매달 적자에 투잡 뛰는 상인도
"콘텐츠 발굴·활성화 전략 수립 절실…방한 설비도 시급"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매출이 0인 날도 있어 요즘은 투잡까지 뛰고 있습니다."
토요일인 지난 10일 오후 광주 남구 백운광장 스트리트 푸드존은 인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먹거리 점포 22곳와 문화예술 점포 9곳이 300m가량 늘어선 도심 복합 문화·상업 공간이지만 연말 분위기를 무색케 했다.
상점마다 반짝이는 전구, 산타 인형 등 성탄절 장식으로 한껏 멋을 냈지만 주변에는 밤 산책을 나온 주민들이 종종 눈에 띌 뿐이었다.
겨울철 손님 맞이로 한창 바빠야 할 붕어빵·만두집에도 발길이 뚝 끊겼다. 지난 8월 푸드존이 문을 열었지만 벌써 점포 2곳은 비워져 있었다.
간혹 보이는 가족·연인 단위 방문객들은 구입한 음식을 먹을 장소를 찾지 못해 한참 서성였다.
빈 점포(9.9㎡)에 취식 공간이 마련돼 있었지만 단체 손님이 이용하기엔 비좁았다. 설치된 스탠딩 테이블(입식 탁자)도 1m 높이로 키가 작은 아동들은 이용에 어려움을 겪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부모는 취식 공간을 찾다가 "앉기가 옹색하다"며 바깥 조경석에 앉아 푸드존에서 산 음식을 먹었다.
한 연인은 "일부러 찾아왔는데 볼거리가 없다"며 이내 발길을 돌렸다.
송건영(29)씨는 "이렇다 할 볼거리도 없는 데다, 아이들과 함께 편히 앉아 먹을 만한 공간조차 마땅치 않다. 다시는 안 찾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백운광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를 안고 입점한 상인들은 매출 급감으로 폐점까지도 고심하고 있다.
4개월째 계속되는 적자에 투잡(two job)을 뛰는 상인까지 나왔다.
카페 업주 A(32·여)씨는 "평일엔 매출이 0원인 날이 많고 토요일 하루 매출은 겨우 6600원 벌었다. 적자가 계속돼 몇 주전부터 매장을 지키며 할 수 있는 소일거리를 시작했다"며 "아직 남아있는 가게 상인들도 계속 영업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음식점 주인 B(52·여)씨는 "지자체에선 '백운광장 도시철도와 공중 보행로가 완공되면 유입 인구가 많아진다'며 상인을 모았지만 공사는 지연되고 있다. 매출은 오픈 당시 2주만 반짝 있었고 요즘은 거의 없다"고 토로했다.
상권을 살리기 위한 지자체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먹거리 상가 입점 상인 C(35)씨는 "지자체가 예산까지 들여 상인들을 입점시켜 놓고 방치하고 있다"며 "남구는 전담 조직을 꾸려 사람들을 끌어모을 문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방문객 성향, 매출 감소 이유 등을 파악해야 한다. 실질적인 푸드존 활성화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겨울철 방문객이 추위를 피할 대형 천막이나 난방 기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문화예술 상점을 운영하는 D(42·여)씨는 "관련 부서가 협의해 공원 부지에 포장마차를 만들고 난로까지 들였으면 한다. 겨울철 눈·바람을 피할 수 있는 공간 마련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장사가 잘 되는 곳은 월 매출 4000~5000만 원을 유지하는 것으로 안다. 겨울철 방문객이 줄어 매출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24일 스트리트 푸드존 연말 축제를 열 계획이다. 지속적인 홍보와 함께 사람들을 모을 수 있는 행사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한편 남구는 백운광장 일대 뉴딜 사업으로 '도심 속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며 스트리트 푸드존을 추진했다. 사업비는 총 26억여 원이며 지난 8월 개장했다.